이상배 시디즈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홈오피스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면서 북미와 중국, 유럽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디즈 사무용 가구 들고 해외로, 이상배 베트남 생산거점 마무리 단계

▲ 이상배 시디즈 대표이사 사장.


5일 시디즈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 건립하는 생산공장 공사가 거의 마무리단계로 현재 생산설비를 들여놓고 있는 중이다.

시디즈는 1997년 처음 사무용 의자를 생산한 이래 20년 넘게 국내 생산을 고집해왔으나 첫 번째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이 사장은 글로벌 홈오피스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생산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여가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이 늘면서 사무용 가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 전문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홈오피스시장 규모는 2020년 198조 원에서 2021년 222조 원으로 늘었으며 2024년에는 30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이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면서 앞으로 시디즈의 생산구조를 이원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구업계에서 나온다. 20만~30만 원대 중저가 사무용 의자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50만 원대 중고가제품과 100만 원 이상 프리미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저가제품군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글로벌 가구시장에서 아시아 2위, 동남아 1위의 가구 수출국가로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하다. 또한 임금수준이 월 15~20만 원으로 한국의 10분의 1 정도로 싸다.

베트남의 주요 가구 수출국은 미국과 중국이며 2020년 8월부터는 유럽연합과 FTA가 발효돼 유럽 수출길도 열렸다. 아세안 회원국이기도 해 시디즈가 향후 동남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는 프리미엄제품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시디즈의 주력시장은 베스트셀러 제품인 'T50', 'T80'을 중심으로 하는 20만~50만 원대 시장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디즈는 2022년부터 100만 원대 이상의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 라인업을 확대해 허먼밀러, 스틸케이스, 휴먼스케일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직접 경쟁할 계획도 세워뒀다.

정홍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시디즈는 2021년 하반기부터 기존과 다른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생산공장을 기반으로 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2022년부터는 하이엔드 제품으로도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베트남 현지 가구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2000년 기준 24%였던 도시화율이 2020년 40%로 증가하면서 가구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의 가구시장 규모는 해마다 5%씩 성장해 2020년 9700억 원을 나타냈는데 2025년에는 1조3600억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이케아(2019년)를 비롯한 글로벌 가구기업들도 베트남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