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빅테크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있는 플랫폼을 통해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5일 푸르덴셜생명에 따르면 민 사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입했던 '옴니청약'이 내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옴니청약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 비대면 상황에서 고객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담당설계사가 청약서를 카카오톡 또는 문자를 통해 링크로 보내고 고객은 이를 통해 청약접수를 완료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여기에 청약정보 저장기능과 담당설계사 전화통화 연결기능을 추가해 넣었다.
코로나19로 각종 부문에서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중심의 사고로 가입절차를 단순화시켰다는 것이 푸르덴셜생명 안팎의 평가다.
민 사장은 옴니청약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서비스 시행 이후에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민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플랫폼 구축을 통해 설계사 영업을 활성화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옴니청약과 관련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외국계 생명보험사로 전통적으로 보험설계사(LP)가 주축이 되는 영업문화가 있다.
본사와 영업조직이 단순한 상하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 사장은 푸르덴셜생명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만큼 영업문화와 조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디지털플랫폼을 도입해 영업력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이 푸르덴셜생명 측 설명이다.
민 사장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푸르덴셜생명에 근무했으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푸르덴셜생명에서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8월31일자로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4월 도입한 '원라이브러리'도 디지털과 영업망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된 디지털플랫폼이다.
원라이브러리는 60여 종의 상품안내장, 상품설명, 약관,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상품정보를 담은 디지털플랫폼이다.
설계사는 원라이브러리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쉽게 상품자료를 전달할 수 있으며 고객은 이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영업조직과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 사장의 전략은 디지털플랫폼을 강조해 온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있다.
윤 회장은 6월17일 푸르덴셜생명 창립 32주년 'e-타운홀 미팅'에서 "고객중심의 디지털플랫폼 혁신을 통해 IT, 영업 등 관련된 모든 것을 디지털화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고객 서비스와 판매과정에서 디지털화는 물론 라이프플래너가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디지털환경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용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민 사장의 행보를 직접적으로 지지해 준 셈이다.
현재 빅테크기업들이 보험업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최대 화두인 만큼 민 사장의 행보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6월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통과하고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보험모집법인으로 등록한 NF보험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토스는 보험설계사 지원 애플리케이션 '토스보험파트너'를 운영하고 있다.
손재희·박희우 보험연구위원은 4일 내놓은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보고서에서 "빅테크기업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며 "디지털환경은 보험회사에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고 짚었다.
민 사장은 2020년 8월31일 KB금융그룹 소속이 된 푸르덴셜생명과 역사를 함께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향후 KB금융그룹이 목표로 하는 디지털플랫폼 혁신에서도 앞서나가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주목된다.
푸르덴셜생명은 2021년 상반기 순이익 1924억 원을 KB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KB증권, KB국민카드에 이어 비은행계열사 3번째로 큰 규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