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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5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오른쪽)과 레저사업 투자합의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중국 부자 순위 2위로 알려진 왕젠린 중국 완다그룹 회장이 이랜드그룹의 레저사업에 투자한다. 두 기업 모두 레저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중국 베이징 완다그룹 본사에서 왕 회장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로 완다그룹은 앞으로 이랜드그룹이 추진하는 리조트, 호텔, 테마도시 등 다양한 레저사업의 투자자가 된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랜드그룹이 금액을 정해 왕 회장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는 완다그룹의 유통망에 패션 브랜드를 입점하는 방식으로 10여년 이상 상호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며 “이번 합의서 체결로 두 회사가 미래 신사업으로 보고 있는 레저와 관광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회장의 투자를 통해 이랜드그룹은 레저사업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미래 동력으로 레저사업을 지목하고 인수합병을 하고 있다. 2009년 한국콘도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개의 국내 및 해외 호텔을 인수했다.
이랜드그룹의 레저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파크는 국내에 특급호텔 5개와 리조트 13개를 지녔다. 해외에도 호텔과 리조트 4개를 둔 상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070억 원과 185억 원을 올렸다. 박 부회장은 최근 “2020년까지 호텔과 레저사업만으로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완다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3천억 위안(약 54조 원)에 달한다.
부동산 개발로 사업을 시작한 완다그룹은 호텔과 레저는 물론 백화점 등 유통 부문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2년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해외에도 진출했다. 그해 올린 영업이익만 228억 달러에 이른다. 2011년 같은시기보다 35% 늘어난 수치다.
왕 회장은 지난해 개인 재산 1350억 위안(약 24조 원)으로 중국 최고 부자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왕 회장은 인민해방군 군인 출신인데 전역 후 파산위기에 빠진 다롄시 산하 주택개발공사를 인수해 회생시켰다. 그뒤 1992년 사기업으로 탈바꿈한 이 회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름을 ‘다롄완다’로 바꿨다. 이어 다양한 소매유통 및 레저사업 분야에 진출해 지금의 완다그룹을 만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왕 회장이 이랜드그룹과 레저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얻으려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랜드그룹은 레저사업 비전 중 하나로 테마도시 개발을 내세웠다. 테마도시 사업부를 따로 만들고 지난해 3월 제주도에 테마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왕 회장도 2017년까지 하얼빈 등 주요 지역에 테마도시 7개를 만들기로 했다.
이랜드그룹은 여행과 문화 관련 업무에서도 완다그룹과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완다그룹은 중국 여행시장 3위의 여행사를 소유하고 있다. 왕 회장은 이를 통해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보내는 방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