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이 정제이윤 강세와 유가상승에 힘입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제이윤 강세는 정유사의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사업에서 수익을 안겨준다. 유가상승은 정유사의 재고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 정제이윤 확대, 정유사에 호재
4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싱가포르 복합정제이윤이 3월부터 반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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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청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CEO. |
복합정제이윤은 3월 들어 배럴당 8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복합정제이윤은 1월 배럴당 10달러 수준에서 2월 배럴당 7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정제이윤은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정유사가 얻는 이익을 말한다. 정제이윤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 정유4사의 한해 영업이익이 1조 원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해 국내 정유4사는 정제이윤 강세에 힘입어 5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제이윤은 2월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예년보다 높아진 수준에서 판매가격 저점을 형성했다”며 “글로벌 정유설비 신증설이 제한되는 데 비해 석유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정제이윤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석유수요는 지난해보다 하루에 1200만 배럴 증가하지만 공급량은 하루에 500만 배럴 늘어나는 데 그쳐 정유제품 수급상황이 2018년까지 견조하게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4월 말부터 휘발유 성수기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휘발유를 중심으로 정제이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정제이윤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정제이윤 강세가 정유사들의 수익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 유가 반등하는 점도 정유사에 긍정적
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정유사들이 실적을 늘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배럴당 26.9달러까지 떨어졌으나 4일 배럴당 32.1달러까지 오르며 반등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이 생산량 동결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를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입을 모은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5년 평균가격과 비슷한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수급 균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유사들은 재고손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하락할 경우 비축하고 있는 원유에 대해 가격 하락폭을 손실로 반영한다. 원유를 수입한 시기부터 정제 뒤 판매할 때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말 싼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오히려 재고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4만9500원, 에쓰오일 주가는 8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와 비교해 각각 20.2%, 7.9%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