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가 비대면 수요를 공략해 영업흑자를 이뤄내면서 뚜레쥬르 매각전략을 짜는 대신 사업 확장을 다시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뚜레쥬르는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대신 비대면채널을 확대해 수익성이 개선됐고 내놓는 신제품들도 잇달아 호평을 받고 있다.
 
CJ푸드빌 뚜레쥬르 비대면 수요 타고 수익 좋아져, 김찬호 매각 접나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


28일 CJ푸드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CJ푸드빌은 올해 2분기 들어 영업이익 60억 원대를 거둬 흑자전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비대면채널에 집중해 뚜레쥬르의 수익성 개선과 매출 확대를 동시에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뚜레쥬르는 O2O(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서비스를 비롯해 배달서비스를 적극 활용했다. 올해 초부터 '카카오톡 주문하기'와 '네이버 스마트주문'을 시작했다.

소비자는 서비스 페이지에서 원하는 제품을 골라 결제까지 마친 뒤에 희망하는 점포에서 제품을 찾아가면 된다. O2O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메뉴를 확인하기 쉽고 매장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는데다 가맹점과 CJ푸드빌은 매장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뚜레쥬르처럼 제빵사업은 점포를 운영하려면 다른 업종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든다. 계산대와 빵 관리, 제빵사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주문하게 되면 CJ푸드빌은 주요 상권을 위주로 오프라인 점포를 남기고 나머지 점포를 축소하는 만큼 고정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배달서비스도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을 통해 전국 1천여 개 가맹점에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수요를 적극 공략한 CJ푸드빌은 올해 상반기에만 배달주문을 통한 매출이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해 270% 증가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최근 거리두기 4단계가 다시 확대되면서 그 이전 주와 비교했을 때도 매출이 30%가량 늘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흐름도 확인된다.

김 대표는 식품업계 유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매출을 늘리고 브랜드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앞서 2월 교촌치킨과 협업한 ‘교촌 품은 뚜쥬 고로케’는 1주일 만에 20만 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탄산음료 밀키스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제과제빵업계에서는 뚜레쥬르의 뚜렷한 실적 개선을 재매각의 발판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뚜레쥬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각대상에 올라있었다. CJ푸드빌은 사모투자펀드 칼라일과 올해 4월까지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가격에 합의하지 못해 계약 체결까지는 가지 못했다.

뚜레쥬르가 비대면채널과 배달 매출로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CJ그룹에 잔존할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뚜레쥬르를 통해 비대면 채널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자 이를 CJ푸드빌의 외식브랜드 빕스, 더스테이크하우스 등으로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CJ푸드빌은 레스토랑간편식(RMR) 성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를 선보인 뒤 6개월 만인 2020년 12월과 올해 1월에만 배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런 성장세를 고려하면 김 대표가 비대면채널을 위주로 다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비(非)점포 매출전략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CJ그룹과 CJ푸드빌이 기대하는 인수가격이 높은 만큼 매각을 재개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CJ푸드빌은 뚜레쥬르를 3천억 원에 매각하려 했으나 높은 가격 탓에 사모펀드 칼라일과 협상이 결렬됐다.

뚜레쥬르의 현금창출능력을 고려하면 굳이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CJ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푸드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뚜레쥬르는 해마다 2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상각전영업이익)을 보유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앞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코로나19 이후의 외식사업에 대비해 비대면 판매전략 등에 집중하겠다"며
"당분간 매각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