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모바일사업 비중을 끌어올리며 취임 초반부터 홈플러스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사장은 ‘피커(장보기 전문직원)’ 등 홈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요소를 강화해 홈플러스의 실적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홈플러스 체질 모바일로, 이제훈 장보기 전문직원 내세워

▲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2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2020년 전체 매출의 14% 정도였던 모바일 매출비중이 최근 들어 20%까지 급증하면서 홈플러스의 모바일 강화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모바일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과감하고 발 빠르게 모바일사업에 투자한 결과 모바일 매출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특히 신선식품 배송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장보기 전문직원인 피커(Picker)의 공이 크다.

피커는 홈플러스 온라인주문의 장보기를 책임지는 사원들이다. 주부들로 구성돼 고객이 상품의 질을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장보기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피커는 고객이 직접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과 같이 각 점포에 진열된 상품을 골라 배송차량에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품질이 기준에 못 미치는 상품은 다시 한 번 걸러지는 효과가 있다.

이제훈 사장은 피커 인력을 현재 1900명에서 3년 안에 4천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홈플러스에서 피커로 일하는 한 직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는 고객들을 위해 장보기를 대신해 주는 업무라고 보면 된다”며 “하루 처리 물량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약 40%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슈퍼마켓업계 최초로 도입한 1시간 내 즉시배송 서비스에서도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슈퍼사업(SSM)인 익스프레스를 통해 2019년 요기요에 입점해 근거리 빠른 배송을 시작했고 2020년 2월부터는 홈플러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시간 이내 즉시배송을 서비스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즉시배송 매출은 출시 초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는데 특히 신선식품과 간편식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아예 신선식품과 간편식 전문매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슈퍼마켓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선식품 등의 배송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현재 126개 점포를 신선식품·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159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프라인 인프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온라인소비에 즉시 대응하는 ‘올라인(Online+Offline)’ 매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사장은 올해 5월 사장 취임식에서 “온라인은 고객의 선호가 커지는 시장이며 홈플러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다”며 “온라인부문의 유산과 현장의 물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여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배송을 위한 차량도 현재 1400여 대에서 3년 안에 3200대로 늘린다. 홈플러스의 모바일 배송차량은 상온, 냉장, 냉동 등 3실을 갖추고 있는 콜드체인 차량으로 신선식품의 선도를 유지하며 배송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이 사장은 모바일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홈플러스의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2016년부터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 933억 원을 거뒀는데 2019년보다 41.8%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