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사업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신 대표의 주도로 해태제과식품은 2008년 이탈리아 젤라또 브랜드 '빨라쪼' 한국 법인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들었는데 10년 넘게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데다 코로나19로 외식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실적 부진의 탈출구를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해태제과식품 아픈 손가락 빨라쪼, 수익성 매달리는 신정훈 결단하나

▲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


28일 해태제과식품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빨라쪼는 올해 1분기에 매출 5억8475만 원, 순손실 3억6741만 원을 냈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34.2% 줄었고 순손실은 2억5324만 원 감소했다.

해태제과식품의 자회사인 데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지만 신 대표로서는 빨라쪼의 실적 부진을 더는 두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지난해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매각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해 짐을 덜게 된 뒤로도 해태제과식품의 수익성을 높이는 일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올해 온라인부문 영업력을 강화하고 주력상품과 연계한 신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4월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채도 발행했다.

8월부터는 홈런볼, 버터링, 아이비, 에이스, 맛동산 등 주력 품목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다. 밀가루(소맥)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 대표는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빙과시장 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식산업이 언제 회복될지도 장담하기 어려워 신 대표가 해결방안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빙과시장은 아동인구 감소, 소비행태 변화, 디저트의 발달 등으로 해마다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시장 규모는 2018년 1조6832억 원에서 2019년 1조5792억 원, 2020년 1조5379억 원으로 계속 축소됐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이날까지 22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정부의 방역 조치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표에게 빨라쪼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신 대표는 빨라쪼가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인수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탈리아에서 빨라쪼 창립 130주년 기념식이 열렸을 때는 직접 12시간 거리를 날아가기도 했다.

빨라쪼는 이탈리아 젤라또 브랜드로 해태제과식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2008년 국내판권을 60억 원에 사들인 뒤 2014년 이탈리아 본사도 인수했다.

해태제과식품은 당초 2020년까지 국내 매장 수를 3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정해뒀지만 현재 매장 수는 70곳이 채 되지 않는다. 

신 대표는 크라운제과가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한 뒤로 줄곧 해태제과식품 경영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