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주택 공급지역 지도 일부. <국토교통부> |
3기 신도시가 정부의 의도대로 부동산 시세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까?
23일 부동산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고분양가 논란에도 3기 신도시를 향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홈페이지는 청약일정이 공개된 뒤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평소의 5배인 15만 명대로 늘어났고 20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누적 방문자 수 550만 명을 넘어섰다.
청약알리미서비스 신청 역시 하루 평균 1200명 정도에서 1만4천 명대로 늘어나 누적신청자 수는 51만 명을 넘겼다.
3기 신도시의 추정 분양가가 공개된 뒤 분양가가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높은 셈이다.
3기 신도시를 ‘싸게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수긍하지 않지만 분양가가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청약은 시도하겠다는 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3기 신도시의 입지가 모두 서울과 인접해 있는 데다 공공분양인 만큼 민간분양보다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대보다는 3기 신도시의 분양가가 높지만 청약조건에 해당된다면 일단 당첨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선이기도 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인천 계양과 남양주 진접2지구의 분양가가 아쉽기는 하나 성남 복정1과 위례신도시는 주변시세 대비 70% 정도로 민간분양 단지보다 확실히 저렴하다”며 “자격이 되는 사람은 청약하는 게 이득이 된다”고 바라봤다.
3기 신도시는 28일 인천 계양지구 특별공급부터 본격적으로 사전청약 일정을 시작한다.
정부가 10년여 만에 사전청약 제도를 부활시키면서 3기 신도시 공급일정을 앞당긴 것은 공급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통해 부동산 시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1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 기대심리를 제어하기 위해 무엇보다 주택공급 확대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실수요 보호와 시장교란 엄단이라는 정책 방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여러차례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시세 안정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3기 신도시를 향한 수요가 오히려 3기 신도시 지역우선공급 등에 해당하는 인근지역의 부동산 시세를 자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주자 지역우선공급 등 특별공급 비중이 큰 만큼 거주 의무기간 등 거주자 조건을 채워 당첨확률을 높이려는 청약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보면 3기 신도시에서 사전청약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2020년 6월 이후 3기 신도시 지역의 전셋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2020년 6월 이후 올해 5월까지 3.3㎡당 아파트 전셋값은 하남시가 1327만 원에서 1862만 원, 남양주시가 854만 원에서 1219만 원 등으로 40%가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셋값 전국 상승률이 21.97% 정도라는 점과 비교하면 3기 신도시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본청약 때까지 해당지역에서 무주택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단계적으로 계속 진행될 3기 신도시 청약을 위한 전세수요 증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는 3기 신도시에서 지금까지 장려했던 후분양과 상반되는 사전청약도 실시하는 방침을 정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라며 “청약 당첨자들도 주택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어딘가에서 세입자로 살아야 하므로 기존의 주택임대시장에 가해지는 부하는 동일하기 때문에 3기 신도시가 서울의 주택난에 미치는 단기적 효과는 없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