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핀크 대표가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있다.
자산관리서비스를 시작으로 개인 맞춤형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핀테크기업들과 정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핀크가 5개월 만에 자산관리서비스를 재개하면서 권 대표가 구상하는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개인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금융권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핀크는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뒤 먼저 아이폰용 모바일앱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포함한 앱을 출시했고 이어서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도 업데이트된 앱을 등록하며 다시 마이데이터서비스의 진용을 온전히 갖추게 됐다.
자산관리서비스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마이데이터사업의 출발점이다. 핀크보다 먼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토스, 뱅크샐러드, 핀다 등 핀테크 경쟁사들은 이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핀크와 함께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카카오페이 역시 곧바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재개하며 마이데이터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심사가 지연되면서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었다. 주주인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을 통해 금융·통신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핀크는 기존에 출시한 자산관리서비스를 2월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핀크리얼리도 신용정보 대신 타인의 금융활동을 보여주는 쪽으로 서비스 방향을 틀었다.
권 대표가 지향한 맞춤형 금융플랫폼으로서 도약이 늦어지면서 선발주자인 핀테크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권 대표로서는 다행히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본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마이데이터서비스의 전열을 가다듬고 핀테크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아직 마이데이터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았다. 애초 8월4일 예정됐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도입이 2022년 초로 유예됐다.
지금은 금융정보를 임의 추출해 들고오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마이데이터 수집이 이뤄지고 있다. 표준화된 API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면 보안 수준이 강화되고 서비스의 확장성도 확대된다.
권 대표는 API 도입에 맞춰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본인 자산과 소비의 관리에 그치지 않고 건강,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궁극적으로 입학, 졸업, 취업, 결혼 등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진정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핀크는 핀테크기업이면서도 은행부터 증권, 카드, 캐피탈, 보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금융기업인 하나금융그룹에 속해 있어 경쟁사와 차별된다. 핀크가 생애주기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대목이다.
권 대표는 자산관리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특화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고객 생애주기에서 필수 금융상품들을 맞춤형으로 쉽고 빠르게 추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권 대표는 SK텔레콤과 하나카드를 거친 후 2016년 10월 핀크 설립 때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았다. 2019년 7월 핀크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권 대표는 연임이 결정된 후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받은 뒤 개인의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