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07-1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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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가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키워야 한다는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1년 안에 상장을 한다고 약속했는데 2019년 상장계획을 발표했지만 카드업황 부진 장기화로 미뤄지고 있다.
▲ 김덕환 현대카드 각자대표이사.
현대카드는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성과를 끌어올린 뒤 상장일정을 다시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 오너 정태영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로 경영을 맡은 김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17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금융과 디지털을 융합한 ‘디지털 전환(DT)’을 회사 중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상장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일정은 주주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상장계획을 내놓은 뒤 2년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일정을 미루고 있다.
본업인 카드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관련 신사업 등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아 기업가치를 올린 뒤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8월 예정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에서 연 20%)와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카카오페이 등 신규 경쟁자의 등장으로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대카드가 카드사업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를 받기 어려운 셈이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업계 최초로 시도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쟁사들의 유사한 카드상품 출시가 늘면서 차별적 경쟁력을 보여주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현대카드는 카드사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카드가 기존 정태영 부회장 단독대표체제에서 4월 김덕환 카드부문 대표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도입한 주인공이다.
2011년 현대캐피탈에 입사한 뒤 2017년 현대카드로 자리를 옮겼는데 현대자동차그룹 외부출신이라는 한계를 넘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를 맡게 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JP모건체이스의 카드마케팅 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해 신용카드업계에서 전문성과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김 대표는 공학도 출신으로 현대카드의 디지털과 데이터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카드사업에서도 기업고객 확대 등을 이끌 적임란 기대를 받는다.
김 대표가 도입을 이끈 상업자표시신용카드는 카드 자체의 시장점유율 확대 뿐 아니라 제휴사의 고객정보를 활용해 기업고객의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데이터사업을 펼치는 데도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8월 시행이 예정된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현대카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고객정보를 한데 모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고객별 맞춤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로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카드는 1월 마이데이터사업 시행을 위한 본허가를 받았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뒤 신용카드사 본업을 넘어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는 ‘데이터 사이언스 공급자’에 도전한다는 경영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 부회장도 3월 SNS를 통해 "모두가 디지털을 외치지만 우리처럼 제대로 그 위치에 가 있는 금융사는 드물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현대카드는 이른 시일 안에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기업공개를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17년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의 지분 23.99%를 3700억여 원에 인수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4년 안에 기업공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며 기업공개가 어려워질 경우 최대주주에 지분을 되팔 수 있다’는 조항에 합의했는데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현대카드가 2조5천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된 내용대로라면 올해 안에 기업공개가 추진되지 않으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지분을 되사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올해 4년째에 이른 것은 맞지만 재무적투자자의 지분 매각 관련 구체적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