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각자대표이사를 포함한 헬릭스미스의 현재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14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선임과 김선영 대표를 포함한 현재 경영진의 해임, 정관변경, 이사 보수한도의 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오후 늦게까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장] 헬릭스미스 주총 개회도 난항, 김선영과 비대위 위임장 신경전

▲ 헬릭스미스 본사.


당초 이날 오전 9시에 임시 주주총회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위임장 확인작업 때문에 오후 3시로 연기됐다가 다시 오후 7시로 미뤄진데 이어 또 다시 오후 9시로 시간이 3차례나 변경됐다.

이는 비대위가 모아온 의결권 대리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확인하는 작업이 오래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위임장 6435장을 모았는데 헬릭스미스 측은 오후 4시30분 기준 위임장의 30%가량 주주명부와 대조확인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헬릭스미스 임시주총은 비대위와 지분 싸움에 따라 헬릭스미스 창업자인 김 대표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헬릭스미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비대위가 확보한 지분이 과반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는 전자투표에 참여한 주주들을 제외하고 직접 위임장을 받으며 확보한 헬릭스미스 지분만 해도 48%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법 제385조와 제434조에 따르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비대위가 수기로 확보한 위임장 지분이 48%가 맞다면 전자투표 결과까지 더해지면 지분이 과반을 넘어서며 상법 규정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아져 김 대표를 포함한 현재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김 대표를 지지하는 주주 측은 회사가 이사 해임안건을 막을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임시주총장에는 최동규 전 특허청장, 김훈식 전 대상홀딩스 대표이사 등 비대위가 추천한 이사후보 6명이 참석했다.

최 전 청장 등은 임시 주총이 정회되자 현장에 있던 주주들과 향후 헬릭스미스 경영진에 오른 뒤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관해 간담회를 연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헬릭스미스는 사전에 주주들이 전자투표한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 비대위 측과 전자투표 개표 결과 공개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비대위는 전자투표 개표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회사 측이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날 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주주들에게 전자투표 개표결과를 확인시켜주도록 하는 결정문을 받아왔다.

스스로를 중립이라고 밝힌 한 주주는 "임시주총장에 회의 진행 자체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마스크도 내린 채 목소리만 높이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당초 임시 주주총회 참석인원을 50명 선으로 제한했는데 이 때문에 이날 오전 입장하지 못하는 일부 주주들과 회사 측 진행요원 사이 다툼이 일어나며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헬릭스미스는 70여 명까지 임시 주총 참석인원을 늘려 주주들을 입장시켰다.

이날 임시주총장에는 비대위 측 주주 뿐만 아니라 김 대표를 지지하는 주주들 모두 헬릭스미스가 보유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누가 개발하고 회사를 누가 이끌어야 할지에 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비대위를 지지하는 주주들은 김 대표가 2020년 말에 진행한 유상증자에는 개인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으면서 헬릭스미스 자회사의 가족과 현재 경영진이 지분을 늘린 점, 주주와 소통에 소홀한 점 등을 들며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대표를 지지하는 주주들은 김 대표가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를 잘 아는 만큼 김 대표가 개발을 이어가야 하며 비대위 측이 추천한 이사후보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