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요기요를 품에 안게 될까?
MBK파트너스가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와 ‘퀵커머스(즉시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의 투자금 회수전략을 짜야 하는 MBK파트너스로서는 퀵커머스 경쟁력을 앞세워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추진하고 있는 요기요 매각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매각기간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020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우아한형제들과 기업결합을 승인받으며 올해 8월3일까지 요기요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약속된 기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인수후보자들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인수계약에만 3주가량이 소요되는 데다 매각대금 납입까지 모두 마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 등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들이 요기요의 적정가치를 1조 원대로 평가하는 반면 딜리버리히어로는 2조 원대로 보고 있어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는 요기요를 품에 안게 될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힌다.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발을 뺀 것을 두고 요기요 인수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게다가 앞서 잡코리아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막판에 어피너티에쿼티에 밀려 쓴잔을 마셨던 것을 요기요 인수를 통해 만회하려 할 수도 있다.
MBK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와 요기요가 만나면 유통업과 전자상거래가 결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홈플러스와 요기요 모두 최근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퀵커머스부문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는 주문 다음 날 배송되는 쿠팡의 ‘새벽배송’ 등 익일배송서비스를 뛰어넘어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30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배달의민족 어플에서 이용할 수 있는 ‘B마트’가 가장 잘 알려졌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세계 퀵커머스시장 규모가 2030년 약 4480억 유로(6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쿠팡은 배달앱 쿠팡이츠를 통해 서울시 송파구에서 퀵커머스서비스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시범 테스트를 거친 뒤 서비스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뿐만 아니라 GS리테일, 11번가, 롯데쇼핑 등도 퀵커머스시장에 뛰어든 만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도 지난해 7월 ‘요마트’를 내놓으며 퀵커머스시장에 진출했지만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배달의민족(B마트)처럼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요기요를 인수하게 되면 대형할인마트인 홈플러스와 연계해 요마트의 판매물품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홈플러스도 배달앱시장 점유율 2위인 요기요의 플랫폼과 배달인프라 등 활용해 퀵커머스 경쟁력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2015년 7조2천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이커머스시장과 경쟁에 밀려 대형할인매장 등 업계 전반에 불황이 찾아왔고 홈플러스 역시 이런 흐름을 거스르진 못했다.
홈플러스는 2016년만 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천억 원대였는데 2019년에는 영업이익 1600억 원, 순손실 5322억 원을 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천억 원을 넘기지 못했다.
홈플러스가 좀처럼 실적 및 기업가치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따라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반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