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조직구조 개편을 바탕으로 해외현지에서 활동할 K팝 아티스트를 키우는 데 역량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하이브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의 글로벌기업화에 속도를 더욱 내겠다는 목표 아래 본사와 일본·북미 법인 경영진을 정비했다. 
 
하이브 글로벌기업화로, 방시혁은 일본과 미국 보이그룹 육성에 집중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방 의장은 핵심 의사결정과 음악 프로듀싱에 집중하고 해외사업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방 의장은 글로벌기업화의 수단으로서 음악시장 규모가 큰 일본 또는 북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현지 아티스트를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가 이전부터 “우리도 이제 한류시스템을 수출해 현지화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왔던 목표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의 일본 음악사업 관련 법인인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은 ‘글로벌 데뷔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일본에서 활동하는 보이그룹을 만들고 있다. 목표 데뷔시기는 올해 안이다. 

하이브는 2020년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 참가자 일부를 이 보이그룹 멤버로 넣으면서 초기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아이랜드는 일본 현지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선임된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도 하이브 운영 전반을 이끄는 과정에서 일본시장에 관련된 경험을 살려 일본 보이그룹 활동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20년 5월 하이브에 영입되기 전 넥슨에서 일했다. 당시 넥슨 일본법인에서 경영기획실장과 운영본부장,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 등을 역임한 일본 전문가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이 신인 보이그룹을 조만간 선보인다”며 “2차·3차 사업을 맡은 하이브재팬도 보이그룹 데뷔와 함께 레이블-솔루션-플랫폼으로 이어지는 하이브의 독자적 사업구조를 일본시장의 특성에 맞춰 더욱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하이브 북미 법인인 하이브아메리카는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미국에서 활동하는 보이그룹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 데뷔시기는 2022년이다. 

방 의장은 이번 조직구조 개편에서 해외사업을 전담하던 윤석준 하이브 글로벌사업총괄 CEO를 하이브아메리카 CEO로 전진배치하면서 미국 보이그룹 육성에 의욕을 보였다. 

앞서 방 의장은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협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두 회사가 글로벌 음악사에 새 시대를 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방 의장도 향후 일본과 북미 현지 아티스트를 프로듀싱(음악 제작·가수 육성 전반을 관리하는 작업)하는 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BTS)을 직접 발굴해 키워낸 프로듀서로서 국내외에서 명성을 쌓았다. 하이브가 해외를 거점으로 둔 아티스트를 육성할 때도 방 의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는 현재 하이브의 다른 주요 프로듀서들과 함께 일본에서 활동할 보이그룹의 발굴과 육성을 지원하는 멘토단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른 회사이지만 앞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최고책임자(CCO)가 일본 현지에서 활동하는 걸그룹 니쥬를 프로듀싱해 흥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에서도 회사가 커지자 오너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프로듀싱에 집중한 전례가 있다”며 “하이브도 같은 길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