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 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을 놓고 판매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추가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모두 갖춰 대등한 경쟁을 펼 수 있게 됐다. 기아는 쏘렌토의 연식변경모델을 발 빠르게 내놓으면서 상품성을 높여 대응하고 있다.
▲ 현대차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현대차>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형SUV 1위 자리를 놓고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판매량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싼타페와 쏘렌토에서 모두 휘발유와 경유, 하이브리드 3종 엔진 라인업을 완전히 갖추며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기아는 2020년 3월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인 4세대 쏘렌토를, 현대차는 같은 해 6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인 싼타페를 선보이면서 판매경쟁을 시작했다.
당시 기아는 완전변경을 통해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했지만 정부의 당시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대상에서 제외돼 혼란을 겪었다. 이에 현대차도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국내에 내놓지 않고 유럽부터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 정부가 친환경차 요건을 차체 크기에 따라 배기량 기준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개정하기로 하면서 현대차도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국내 출시에 나섰다.
현대차는 정부의 친환경차 개정한 시행일인 7월1일에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요 사양과 대략적 가격을 공개하고 전국 현대차 대리점에서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현대차의 싼타페와 기아의 쏘렌토가 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2020년에는 친환경차 인증까진 받지 못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춘 기아의 쏘렌토가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모두 8만2275대를 팔아 라이벌 싼타페(5만7578대)를 2만4697대 차이로 따돌렸다.
특히 하이브리드모델 여부가 지난해 중형SUV 시장에서 판매랑 우위를 갈랐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만큼 하이브리드 판매에 들어간 현대차의 싼타페가 올해는 쏘렌토를 누르고 다시 중형SUV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아는 2020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을 2만4278대 팔아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싼타페를 판매량에서 크게 따돌리는 데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에 쏘렌토를 모두 3만9974대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모델은 44.25%(1만7689대)에 이른다.
정부의 친환경차 요건 개정안이 7월1일부터 시행된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에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도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했다.
기아가 2020년 친환경차 세제혜택과 관련해 논란을 겪은 뒤 판매를 재개했을 때인 7월부터 12월까지 전체 쏘렌토 판매량에서도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비중은 39.36%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이 지난해 판매재개 했을 때보다 4.89%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하이브리드의 선호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일부터 싼타페 가솔린과 디젤 등 2개 모델을 7월 프로모션에 포함시켜 50만 원씩 할인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릴 채비를 마쳤다.
▲ '더 2022 쏘렌토' 전측면. <기아>
다만 기아도 현대차 싼타페의 하이브리드모델을 의식한듯 연식변경을 통해 쏘렌토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화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사전계약을 하는 날에 맞춰 2022년형 쏘렌토 내놓으면서 기존 모델의 옵션을 기본 사양으로 정착하며 '신차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모델도 7월 중에 2022년형을 출시하기로 하면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 동안으로 좁혀 판매대결의 결과를 보면 3대2로 쏘렌토가 근소하게 앞선다. 쏘렌토는 2016년과 2017년 2020년에 싼타페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냈다. .
국내 중형SUV시장은 최근 소형SUV와 대형SUV에는 밀리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세단보다 SUV를 더욱 선호하면서 전반적으로 SUV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형SUV시장 규모도 해마다 30만 대 이상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핵심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도 국내 중형SUV는 모두 14만2706대 팔려 1년 전보다 28.35% 증가했다.
코로나19였던 2020년에도 국내 중형SUV는 모두 31만6170대 팔려 2019년보다 1.9% 늘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에서 SUV 신차 등록대수가 세단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최근 소형SUV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중형SUV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중형SUV시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