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규 한솔제지 대표이사 사장이 펄프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한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판매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을 추진하면서 장기적 대책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한솔제지 펄프가격 급등에 신음, 한철규 친환경특수지로 돌파구 찾아

▲ 한철규 한솔제지 대표이사.


2일 한솔제지에 따르면 6월 주력제품인 백판지 도매가격을 10%대 인상한데 이어 제지공정의 원가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공펄프 폐기물을 최소화해 원자재 낭비를 최대한 막는 노력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을 강화하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여파를 최대한 줄여가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원가 절감방안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특별한 대응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지업계는 국제 펄프 가격 상승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2021년 1월1일자로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령을 강화하면서 중국 내 종이포장재 수요가 급증했고 이것이 국제 펄프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세계 펄프 생산량의 30%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국제 펄프 가격은 5월 기준 톤당 925달러로 지난해 11월(톤당 540달러)보다 71.3%가 증가했다.

제지산업은 원재료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으로 제품가격에서 펄프 등 원재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 제지회사의 이익은 제품 가격에서 펄프 가격을 뺀 가격(마진 스프레드)으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펄프 가격 급등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한솔제지는 수익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한 사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친환경특수지 신제품에 힘을 싣고 있다.

한솔제지의 특수지사업부문은 6월 국내 1위(매장수 기준)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와 비닐코팅 없는 친환경종이컵, 종이포장지 공급계약 맺으며 순항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친환경종이용기 ‘테라바스’와 종이포장지 ‘프로테고’는 플라스틱 코팅막을 씌우지 않아도 수분과 공기를 차단할 수 있고 100% 분리수거 및 자연분해가 가능해 플라스틱과 비닐은 물론 기존 종이포장재들과도 차별화되는 제품이다.

한솔제지는 현재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친환경 종이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등 식음료 및 화장품기업과는 종이포장지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최근 정부의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들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포장재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늘어나는 종이포장재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형태와 특성의 제품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지회사로 연간 매출은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인쇄용지 32%, 산업용지(백판지 등) 35%, 특수지 32%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품을 포장하는 산업용 백판지가 한솔제지의 핵심 수익원이다.

한 사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을 지속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가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친환경특수지 신제품인 테라바스와 프로테고, 펄프기반 신소재사업 등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약 5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한솔제지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특수지부문에서 점진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한솔제지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280억 원, 영업이익 11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7.7%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