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이 부동산원의 공시가격과 통계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동산원은 그동안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나고 시세와 동떨어진 통계발표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는데 부동산 표본 확대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신뢰도 향상에 나선다.
30일 부동산원에 따르면 부동산 공시가격의 표본이 적다는 지적에 따라 표본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표본 확대와 관련해 아직 시기를 명확히 정하지는 못했지만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주간 아파트값 조사의 표본 수는 기존 9400호에서 3만2천 호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월간 아파트값 조사 표본 수도 1만7천 호 가량에서 3만5천 호로 2배 이상 확대된다.
주택가격 통계표본 배분 및 추출방식도 주택현황과 가격분포 등을 반영해 개선한다.
부동산원은 그동안 적은 표본 수와 주간통계와 월간통계 사이의 표본차이로 시장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부동산시장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로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값은 0.86% 올랐지만 강남 3구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은 각각 1.54%, 1.64%, 0.6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간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로 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값은 3.01% 올랐고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도 각각 0.1%, 0.04%, 1.45% 등 모두 올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원은 이처럼 같은 시기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다른 것을 두고 주간 아파트값과 월간 아파트값의 표본이 달랐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부동산 가격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신뢰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부동산원의 통계가 부동산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와 부동산원은 통계 개선을 위해 표본을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말 전국 부동산 가격 동향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손 원장은 부동산원의 공시・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부동산 매매・임대시장 관리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부동산원은 29일 기존 부동산연구원 아래에 있던 시장분석연구실을 공시통계본부로 아래의 부동산분석처로 개편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공시통계를 담당하는 공시통계본부는 기존 3처7부 체제에서 3처10부 체제로 확대개편됐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고 권익보호 강화를 위해 소비자보호처도 신설했다.
손 원장은 올해 2월26일 제16대 한국부동산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부동산원의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신뢰받는 기관'을 내걸었다.
손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원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대국민 신뢰도와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 및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관료출신 원장이다.
1962년 10월5일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태어나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