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을 통해 ‘문재인케어’의 안착을 위한 바탕을 다질 수 있을까?

보험료율 인상을 놓고 경영계, 노동계 등 반대가 만만치 않고 대통령선거마저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을 결정하기까지는 험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 내년도 보험료율 인상 난항, 김용익 숙원 위해 분투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29일 건강보험공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2022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 결정은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

통상적으로 6월에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다음해 건강보험 보험료율이 결정된다.

하지만 25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서 2022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을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2021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에 가입자단체 등의 반대로 결정이 미뤄지면서 8월 말에야 결론을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야 하고 보험료율이 동결돼도 임금 인상 및 부동산 공시지가 등 상승에 따라 보험료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운다.

보건복지부는 회의결과를 놓고 “2022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 결정 관련 내용은 소위원회에 다시 회부해 추가적으로 논의를 진행한 뒤 전체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대책을 추진하며 건강보험 보험료율의 꾸준한 인상을 추진해 왔다.

보험료율 인상률을 놓고는 최대한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0년의 평균 인상률인 3.2% 이내로 잡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들쭉날쭉했던 과거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률 대신 매년 3.2% 정도씩만 꾸준히 인상해도 국고 추가지원, 누적적립급 활용 등으로 문재인케어를 위한 재원 마련은 충분하다고 봤다.

실제로 건강보험 보험료율의 인상률은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 2021년 2.89% 등 문재인 정부 들어와 꾸준히 2~3% 안팎으로 인상돼왔다.

그 결과 같은 기간의 건강보험 보험료율은 직장가입자 기준으로 2018년 6.24%에서 2021년 6.86%로 0.62%포인트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이전 10년의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률을 보면 2007년 6.5%, 2008년 6.4%, 2009년 동결, 2010년 4.9%, 2011년 5.9%, 2012년 2.8%,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 2017년 동결 등이다.

김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후보일 때 선거캠프에 참여해 문재인케어를 설계한 당사자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17년 11월부터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맡아 왔다.

김 이사장으로서는 문제인케어의 안착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건강보험 보험료율의 안정적 인상은 개인적으로도 숙원인 정책방향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이사장은 적절한 보험료율 인상을 통해 현실적 보험료율을 적용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고 필요한 곳에는 더 많은 보장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큰 임무로 문재인케어를 꼽으며 “문재인케어는 급여의 범위와 종류, 수가 수준의 결정 등에서 거의 재설계에 가까운 큰 변화를 필요하며 보험급여의 대대적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원래 임기가 지난해 말까지였으나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 말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그만큼 2022년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을 향한 김 이사장의 각오는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저에게 특별한 해로 역대 공단 이사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하게 돼 영광이고 큰 책임감도 느낀다”며 “건강보험 재정을 더욱 탄탄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국고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으면서 보험료율을 8%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