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NH농협생명에 따르면 김 대표가 수익성 위주로 영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CEO메시지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신계약가치를 꼭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조직 및 전속설계사를 평가할 때 신계약가치지표 평가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계약가치는 보험사들이 신계약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세후이익을 현재가치로 나타낸 것이다.
미래 이익을 기반으로 현재의 영업 활동이 장기적으로 손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전체 신계약가치 실적, 신계약가치 마진율 등을 실적에 연동해 집중관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는 NH농협금융지주가 실시하는 대표이사 평가항목에 신계약가치가 포함되기도 했다.
신계약가치를 세분화해 평가기준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영업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NH농협생명의 1분기 신계약가치는 306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가 신계약가치를 높이려는 것은 결국 보장성보험 판매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보다 일시납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실적을 단기간에 올리기에 유리하지만 신계약가치를 높이는 데는 보장성보험이 유리하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지점에서 보험상품을 1년 동안 똑같이 팔았다고 하더라도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비중에 따라 신계약가치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더욱이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보험사에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영업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은 2014년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보장성보험의 연납화보험료(APE) 비중은 2015년 상반기 기준 21.5%에서 지난해 상반기 69.5%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는 62.1%로 집계됐다. 연납화보험료는 신계약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모든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지표로 보험사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통상 1분기보다 2분기에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상반기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보장성보험 비중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1분기 보장성보험의 판매건수는 전체 신계약건수 가운데 97.1%에 이른다.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면 김 대표는 삼성생명에 내준 생명보험업계 보장성보험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도 보인다.
NH농협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 선두를 유지하다 지난해 삼성생명에 1위를 내줬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2019억 원으로 2015년 이후 5년 만에 2천 억원을 넘었다. NH농협생명은 1745억 원에 그쳤다.
김 대표가 취임한 올해에는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부터 NH농협생명을 맡았다.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이 1분기 보장성보험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모두 310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9% 줄었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보다 상품구조가 복잡해 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이 중요한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NH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 721억 원을 거두면서 삼성생명(407억 원)을 제치고 선두에 다시 올랐다.
1분기 실적만 나온 것이지만 신계약가치 평가기준 세분화에 따라 NH농협생명 영업조직이 보장성보험 판매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김 대표는 연간 실적에서도 1위 탈환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NH농협생명은 각 지역별로 고객들과 밀착해 있는 농협의 영업망이 강점이다. 조직력을 집중해 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기 용이한 구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