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가 대리운전 중개서비스시장 진입단계부터 중소사업자와 마찰에 관한 부담을 안고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티맵모빌리티까지 가세해 플랫폼 대기업들이 대리운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자 전화호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는 기존 중소사업자들이 ‘밥그릇’ 사수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 출발부터 부담, 이종호 중소업자 반발에 직면

▲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


28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대리운전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데 따라 대리운전시장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조사와 협의 과정에 1년여가 걸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당장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중개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리운전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티맵모빌리티 등은 관련기업 인수를 비롯한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제도는 애초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의 계열사지만 대리운전 중개서비스시장에선 후발주자다. 애초 티맵 안심대리서비스를 28일 출시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가 7월 중순쯤 정식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부 시범운영을 좀 더 진행하면서 서비스를 안정화하기 위해 서비스 출시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서비스 출시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시장에 진출해 입지를 넓혀가고 있고 쏘카의 자회사 VCNC도 올해 3월 타다 바로대리서비스를 출시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대리운전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출발이 늦었다는 점에서 공격적 사업 확장이 절실하다. 

국내 대리운전시장은 아직 ‘1588’ 전화로 기사를 부르는 전화호출 방식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 진출 6년째에 들어선 카카오모빌리티도 대리운전시장 점유율이 10~15% 안팎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티맵모빌리티도 대리운전 중개서비스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경쟁 플랫폼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작은 시장을 나눠먹기보다는 기존 전화호출사업자들의 이용자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사업자들과 경쟁을 피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그런데 중소사업자들이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따른 생계 위협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티맵모빌리티는 사업 확장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정밀하게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관련 기업과 중소단체가 시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눌 수 있을지에 관해 논의한다”며 “보통은 기존 사업의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이상 사업 확장을 제한하는 식의 협의안이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독립법인 티맵모빌리티의 살림을 꾸려갈 먹거리사업 측면에서도 대리운전 중개서비스사업의 성공적 안착이 중요하다. 

티맵모빌리티는 택시호출서비스인 티맵택시사업을 우버와 합작법인인 우티에 넘겨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다.

이 대표는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을 맡아 이끌 때부터 2년여 동안 대리운전 중개서비스를 준비해왔다.

대리운전은 택시와 같은 규제시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진입장벽도 상대적으로 낮고 중개수수료도 20% 수준으로 파악된다. 고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한 시장인 셈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교통수단 선호추세로 대리운전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리운전시장은 옛날처럼 음주운전을 피하기 위한 이용자뿐 아니라 출근길, 병원이동 등을 위한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대리운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대리운전시장 규모는 2조7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대리운전 기사 수는 약 16만4600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앞서 4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4천억 원을 마련하면서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기존 티맵사업 고도화는 물론 새로운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