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를 패션사업 전담 각자대표이사로 올렸다. 김 대표는 LF의 신생 브랜드를 '제2의 헤지스'로 키우고 2014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패션사업의 부진을 끝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LF는 전체 매출에서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정도에 이르며 주요 브랜드로는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등이 있다.
닥스와 질스튜어트 등은 LF가 국내 라이선스사업권을 보유한 해외브랜드다. LF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헤지스를 활용해 어린이, 중저가, 액세서리 분야 등 새로운 시도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랄프로렌, 크로커다일, 폴로 등과 같은 TD(전통)캐주얼을 지향해온 헤지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헤치고 있다고 지적이 나오자 LF는 피즈나 질바이질스튜어트와 같은 특화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헤지스를 보완할 브랜드군으로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과거 헤지스 브랜드를 LF의 대표적 패션 브랜드로 키워낸 경험을 지니고 있어 신생 브랜드를 육성할 적임자로 꼽힌다.
김 대표는 1969년 태어나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LG카드를 거쳐 2004년 LG패션에 입사했다. 2009년 말부터 헤지스 사업부장을 맡은 뒤 헤지스를 국내 리딩 브랜드로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2013년에는 헤지스의 중국시장 개척에도 깊이 관여했다.
김 대표는 헤지스 성공요인을 말할 때 크게 제품 고급화와 안정적 소싱, 차별화 마케팅, 대형 거점매장 전략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해왔다.
특히 헤지스를 전통 캐주얼로 안착하기 위해 신진작가 공모전, 일러스트작가 및 판화작가와 협업 등을 추진했으며 브랜드 체험단을 운영하고 TV와 뮤지컬, 콘서트, 영화, 드라마 협찬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김 대표가 과거 브랜드 육성 실력을 다시 한번 발휘한다면 제2의 헤지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LF 내부에서 기대도 나온다.
LF가 패션업계에서 온라인채널 적응이 가장 빠른 기업으로 통하는 만큼 김 대표가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
LF는 2020년 기준 패션 매출의 35% 이상을 온라인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전통적 패션기업들이 통상 10~20% 남짓한 온라인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다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