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소아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중추신경계(CNS)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했는데 소아뇌전증 치료제로 성과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카리스바메이트 임상1b/2상을 조만간 끝낸 뒤 임상3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리스바메이트는 난치성질환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LGS) 치료제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다양한 형태의 경련과 발달부전, 충동조절 장애 등의 행동장애를 보이는 소아뇌전증의 일종이다.
1~8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10만 명 가운데 1명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이 발병한 아이들의 80% 이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발작을 경험하고 뇌기능 저하에 따른 인지기능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스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보유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개발단계가 가장 앞서 있어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이어 3번째로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치료제로 꼽힌다.
조 사장으로서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노바메이트가 글로벌 출시지역을 확장하면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잇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과제인데 카리스바메이트에서 해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2019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SK바이오팜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다음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2년마다 신약 하나씩은 내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SK바이오팜이 경쟁력을 갖춘 중추신경계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 중추신경계질환인 뇌전증의 시장 규모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 주요 7개국에서 2018년 기준 62억 달러(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크다.
SK바이오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도 뇌전증, 조현병, 조울증 등 대부분 중추신경계 분야다.
조 사장은 2020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바이오팜은 뇌혈관장벽(BBB)를 통과하는 합성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신약개발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신약으로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2종을 보유하고 있는데 2종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수노시와 관련해서는 미국 제약사 재즈파마슈티컬스에 아시아 12개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수노시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직접 판매하고 있다. 유럽 시장 판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에 맡겼다.
특히 SK바이오팜이 직접 판매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올해 1분기 세노바메이트 처방수가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33% 증가하는 등 처방실적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가 세노바메이트(유럽 이름 온투즈리)의 판매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16일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등 유럽 41개 국가에 순차적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올해 3월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세노바메이트 임상3상도 시작해 미국, 유럽에 이은 아시아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