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회장 자리를 지키는 길이 험난해 보인다.

마사회가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은 만큼 경영혁신에 힘을 낼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마사회 경영평가 낙제점으로 엎친 데 덮쳐, 김우남 회장 지키기 험난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21일 한국마사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측근 부당채용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만류하는 직원을 향해 폭언을 한 행위로 청와대로부터 특별감찰을 받았다.

김 회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4월15일 마사회 사내 게시판에 “부끄럽고 잘못된 언행으로 실망을 안겨드려 국민께 죄송하다”며 “상처받은 임직원들께도 사죄한다”고 사과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 회장의 폭언 등 사실을 인정하고 5월에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규정에 따른 조치를 지시하며 사안을 넘겼다.

농식품부 감찰조사는 일단 11일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8일 발표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마사회가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으면서 김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3등급,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4등급을 받은 데 더해 45.3%라는 경마장 기수의 높은 재해율 등으로 최하등급을 받았다.

직원들의 부동산투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D등급으로 평가등급이 하락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보다도 낮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평가대상 공기업 가운데 E등급은 마사회가 유일하다.

물론 이번 경영평가의 평가대상 기간은 2020년으로 2021년에 취임한 김 회장의 경영성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평가는 아니다.

E등급 공기업은 기관장 해임 건의의 대상이나 김 회장은 평가 대상기간에 6개월 이상 재직하지 않은 만큼 기획재정부의 해임 건의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사회가 낙제 평가를 받은 데는 윤리경영이 미흡했다는 데 주된 원인이 있는 만큼 김 회장이 측근 부당채용 시도와 폭언 등 윤리적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은 앞으로 마사회를 이끌어 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마사회가 2021년도 경영평가에서 평가등급을 올리려면 강도 높은 혁신작업이 필수적이나 현재 김 회장은 이를 추진할 만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의 제1노조로 교섭대표노조인 한국마사회 노동조합도 강력하게 김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마사회 노조는 농식품부의 감사 결과 김 회장의 유임이 결정된다면 강하게 퇴진투쟁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김 회장은 청와대와 농식품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마사회 관련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회장직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5월20일 열린 ‘제99회 경마의 날’ 행사에서는 마사회 노조를 제외하고 김 회장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다른 4개 관련 노동조합 위원장들을 만나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항상 회장실 문을 열어놓을 뿐만 아니라 토크콘서트와 같은 정기적 만남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