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사업 청사진을 내놓으며 사업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윤 사장은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사업뿐 아니라 수소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 확보를 구체화하며 SK가스 약점으로 꼽히던 LPG(액화석유가스) 단일사업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SK가스 수소 향해 더 빨리, 윤병석 LPG 단일사업 극복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


10일 SK가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윤 사장은 올해를 수소사업 추진의 원년으로 삼고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3월 SK가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는 미래를 이끌어 갈 전략 과제들의 시금석을 마련하는 등 새 성장축의 물꼬를 트는 한해였다"며 "앞으로 LNG와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아우르는 친환경에너지 종합 솔루션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특히 주요 추진과제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등 탈탄소 에너지사업에서 새로운 기회 포착'을 꼽았다. 이는 사업 다각화를 향한 의지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생산과 유통, 활용을 아우르는 수소사업의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수소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2조2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꾸렸는데 수소사업 전반에 걸쳐 구체적 계획을 내놓은 계열사는 SK가스가 처음이다.

SK가스는 수소 생산과 공급을 위해 추출수소 설비와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SK가스는 계열사 SK어드밴스드를 통해 이미 연간 3만 톤 규모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에 추출수소 생산설비를 더한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를 말한다. 추출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생산하는 수소로 여기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기술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부생수소보다 줄일 수 있다.

SK가스는 추출수소 생산에 원료로 쓰이는 LPG·LNG를 모두 거래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추출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수소에서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액화수소 생산설비와 관련해 202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는 LNG터미널의 냉열(액화천연가스가 기화할 때 방출하는 에너지)을 활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운송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어 생산과 운송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SK가스는 기대하고 있다.

수소 활용사업에서는 다른 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SK가스는 올해 안에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

SK가스는 액화수소 공장 가동 예정연도인 2024년 전국에 수소 충전소 30개, 2030년에는 100개 이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가스는 전국의 LPG 충전소 489개를 수소 충전소 인프라로 활용한다.

SK가스는 울산시와 동서발전, 두산중공업과 함께 친환경 수소터빈 실증사업에도 참여해 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에 설치될 수소 혼소 가스터빈의 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윤병석 사장은 LPG유통사업이라는 단일사업구조의 약점을 보완해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새 성장동력까지 마련하기 위해 수소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LPG유통사업에서 LNG발전사업으로 발을 뻗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수소라는 큰 흐름을 더하는 셈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LPG 내수 판매량은 2019년보다 5.5% 감소한 924만 톤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LPG 수요량을 봐도 2020년 1분기보다 1.2% 줄었다.

SK가스는 지난해 매출 4조4123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보다 11%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일부 있었지만 시장 수요가 줄며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출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윤 사장은 이미 LPG와 LNG를 모두 발전원으로 쓸 수 있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최종계획을 확정하고 발전소 가동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LNG 직도입을 하기로 결정했다. 

직도입이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사서 쓰지 않고 직접 LNG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먼저 LNG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윤 사장은 롯데케미칼과 수소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는 자리에서 "앞으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기존 사업인 LPG사업에 LNG와 수소사업을 연결해 미래 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