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직후 과제로 꼽혔던 노조와 관계 개선에서 성과를 거두며 실적 증가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불거졌던 노조와 갈등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며 신뢰회복을 강조해왔다.
 
[오늘Who] KB손해보험 잡음없이 희망퇴직, 김기환 노사신뢰 다진 덕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그 결과 4월 안식휴가제도 도입과 인력충원, 복지포인트 지급 등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점을 도출했으며 최근에는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희망퇴직을 두고도 큰 잡음없이 합의를 이뤄냈다.

11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16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한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만45세 이상이면서 근속 20년 이상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1983년 이전 출생한 과장직무대리∼주임 직급 △임금피크제 진입 예정자 △임금피크제 진입자 또는 진입유예자 등이다.

만45세 이상이면서 근속 20년 이상 직원과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1983년 이전 출생한 과장직무대리∼주임 직급 희망퇴직자에게는 33∼36개월분 임금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이 밖에 전직지원금 2400만 원 또는 자녀학자금(최대 2명)과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비 120만 원를 지급하는 조건이 더해진다.

KB손해보험은 희망퇴직자 접수 과정에서 퇴직을 권고하거나 압박하는 면담 및 공청회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노조와 이루며 강제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KB손해보험 노사가 대규모 희망퇴직을 두고 큰 갈등없이 합의를 이루게 된 배경에는 김 사장이 취임 이후 반 년간 신뢰를 강조하며 보여온 행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올해 KB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1월 첫 출근 당시부터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을 맞닥뜨렸다. 당시 그는 "관련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며 적극적으로 교섭을 이어왔다.

김 사장은 이후에도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며 내부의견에 귀기울여 왔다.

KB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일상적으로 실무자급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업무 및 회사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보험업계 인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만37세 직원까지 확대해 진행되는 희망퇴직인 만큼 일부 직원들은 반강제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에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KB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행동지침을 마련하고 희망퇴직 의사가 없다면 분명한 어조로 희망퇴직 의사가 없음을 표명할 것과 '긍정적', '희망적', '한번 생각해 보겠다', '검토해보겠다' 등 불분명한 의사표시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더해 희망퇴직 공고 및 신청 접수기간 관리자와 면담을 진핼할 때는 사전에 녹취를 한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관리자가 면담시 녹취를 거부하거나 직원이 면담과정에서 '퇴직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면 녹취록을 노동조합 신고센터로 즉시 전송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안함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실적 감소세와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 해소를 위해 넓은 범위의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것에는 노사 모두가 뜻을 모았다.

김 사장은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과 이익 확대를 통해 자본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비용구조 개선으로 이런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KB손해보험은 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1분기 순이익 688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보다 10.9%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대부분 주요 보험회사들이 '깜짝실적'을 냈던 것과 대조된다.

김 사장은 데이터산업 등 미래성장 분야 경쟁력을 키워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손해보험은 현재 디지털헬스케어 자회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