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네이버 합작 ‘웨일북’, 가격경쟁력 위해 대만기업서 생산 [단독]

▲ LG전자 웨일북 모델 14UN30P 등이 블루투스 인증을 받았다(위). 14UN30P는 대만 페가트론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아래). <블루투스SIG, 한국에너지관리공단> 

LG전자가 네이버와 함께 개발한 교육용 노트북의 생산을 대만 기업에 맡겼다.

교육용 노트북시장이 저가 제품 위주인 점을 감안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네이버가 공동 개발한 교육용 노트북 ‘웨일북’은 대만 페가트론이 위탁생산한다.

LG전자는 2일 인증기관 블루투스SIG에서 웨일북 모델 14UN30P, 14UW30P에 관한 블루투스 인증을 받았다. 

이 가운데 14UN30P 제품은 앞서 5월26일 한국에너지관리공단에서 대기전력 저감 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 제품 실물사진도 나왔다.

에너지관리공단 자료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14UN30P의 제조원이 페가트론으로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페가트론은 전자기기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해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기업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LG전자와 네이버는 코로나19로 확대되는 비대면교육서비스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함께 웨일북 개발에 나섰다.  

LG전자는 세계적 전자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LG그램 등 고성능 노트북을 제조한다. 네이버는 한국 IT업계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두 대기업이 합작제품의 생산을 대만 기업에 맡긴 데는 그만큼 교육용 노트북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용 노트북은 개인이 일일이 구매하는 제품이라기보다는 교육기관에서 공공으로 보급하는 제품의 성격이 강하다. 기업이 교육기관의 교육용 노트북 물량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교육용에 적합한 사양을 구현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매길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용 노트북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는 크롬북 제품들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해외시장에서는 200달러 대의 크롬북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크롬북은 구글 운영체제(OS) 크롬이 탑재된 노트북을 말한다.

외국기업들은 이미 크롬북을 앞세워 국내 교육용 노트북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HP, 대만 에이수스 등이 조달청에 등록해 크롬북 판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와 네이버는 이런 기업들을 상대로 웨일북 가격 경쟁에 나서야 한다. 위탁생산을 통한 생산비용 절감이 중요한 이유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관해서는 알려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LG전자 네이버 합작 ‘웨일북’, 가격경쟁력 위해 대만기업서 생산 [단독]

▲ LG전자 웨일북 모델 14UN30P가 5월26일 대기전력 저감 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 <한국에너지관리공단>

웨일북은 네이버 OS 웨일을 탑재해 네이버의 웹브라우저 기반 교육 플랫폼 웨일스페이스에 최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일스페이스는 화상수업, 온라인 교실, 라이브 강의, 학사일정 관리 등 교육 및 학생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와 네이버는 이미 웨일북 관련 여러 인증절차를 완료했고 시제품도 만든 만큼 머지않아 시장에 웨일북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2일 충북교육청과 웨일북 기반 교육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으면서 웨일북의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