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7에 탑재될 AP(모바일프로세서) ‘A10’의 위탁생산을 맡지 못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퀄컴의 최고사양 AP ‘스냅드래곤820’의 독점생산을 맡는 등 애플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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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김 사장은 스냅드래곤820 위탁생산으로 반도체 생산 기술력을 입증한다면 퀄컴 외에도 파운드리 고객사를 늘리는 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2일 “애플이 아이폰7에 탑재할 A10의 위탁생산을 대만의 TSMC가 독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삼성전자는 애플 거래선을 잃으면 파운드리에서 큰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아이폰6S에 탑재된 AP ‘A9’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입을 손실규모를 따졌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A9 위탁생산 물량을 대만의 TSMC와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A9 위탁생산으로만 매출 2조3천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 예상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에서 거둘 매출 예상치에서 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김기남 사장은 애플 AP의 위탁생산을 맡지 못해 입게 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퀄컴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2세대 공정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최근 퀄컴의 고성능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의 독점생산을 맡았다.
퀄컴은 AP신제품 ‘스냅드래곤625’를 비롯해 통신칩 신제품들도 14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놓고 볼 때 삼성전자는 퀄컴의 위탁생산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퀄컴에 공급하는 칩들로 14나노 공정 기술력을 1세대에서 2세대로 한 단계 발전시켰음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A10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게 맡기지 않는 이유가 A9의 칩게이트 사건이 발단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14나노 1세대 미세공정으로 전환한 덕에 애플의 A9을 위탁생산하게 됐지만 TSMC가 16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A9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일었다.
스냅드래곤820은 삼성전자 ‘갤럭시S7’, LG전자 ‘G5’, 샤오미 ‘미5’, 소니 ‘Z6’ 등 올해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에 대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스냅드래곤820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의 14나노 2세대 공정 기술력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820이 파운드리 기술력을 입증할 호재”라며 “앞으로 14나노 2세대 공정으로 파운드리 거래선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