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연 포스코 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배경에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은 이런 주장을 펼치며 설 연휴에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정 전 팀장은 언론과 인터뷰, 대학교 동문에게 보내는 글 등을 통해 “권오준 회장과 황은연 사장이 포스코의 회생을 위해 전력을 쏟아도 모자란 상황에서 각자의 자리다툼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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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은연 포스코 사장. |
정 전 팀장은 최근 이뤄진 포스코의 임원인사와 관련해 “권 회장이 정치권의 주문대로 인사를 실시해야 했고 정치권 실세의 배후에 황 사장이 있다”며 “결국 권 회장이 황 사장의 뜻대로 인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 회장과 황 사장이 최근 실시된 임원인사 이전까지 자리보전을 위한 동맹관계를 형성해 왔으나 최근 황 사장이 포스코 회장에 욕심을 내면서 서로를 견제하며 적대적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황 사장은 정치성향이 강한 인물인데 이런 사람이 사장에 오르고 차기 포스코 회장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거론되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본업에 충실한 사람들이 포스코 경영을 이끌어야 포스코의 회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최근 포스코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황교안 총리와 성균관대 법대 동문으로 포스코 실세라는 말이 나돌았다. 또 황 사장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회장, 김진일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정 전 팀장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3월1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2월18일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때 황은연 사장이 등기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포스코에서 홍보와 대관업무를 맡다가 2014년 초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면서 포스코에너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포스코 부사장으로 복귀하면서 화제의 인물이 됐다. 당시에도 포스코 안팎에서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이번 포스코 임원인사가 예정보다 며칠 늦게 발표된 것도 권 회장이 황 사장의 승진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 전 팀장은 “포스코가 앞으로 경쟁사들과 생존을 걸고 치킨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 경영진으로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권오준 회장과 황은연 사장은 포스코를 이끌 경영역량이나 마인드가 없어 포스코로서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정 전 팀장은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23년 동안 포스코에서 근무했다.
정 전 팀장은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을 낸 데 대해서도 “포스코의 실적은 반드시 연결로 봐야하고 포스코 단독은 큰 의미가 없다”며 “포스코가 이번에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금흐름이 좋아졌다고 포장했는데 포스코는 애초 현금흐름이 나쁠 수 없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팀장은 권오준 회장에 대해 “경영과 연관이 전무한 연구원 출신”이라며 “정준양 전 회장이 포스코를 난도질해 놓은 걸 연구원 출신인 권오준 회장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대안도 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