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이 높아져 NH농협손해보험 수익성 부담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손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 부담, 최창수 여름 날씨 촉각

최창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5일 농업계에 따르면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의 요율체계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추세를 반영하고 있지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보험요율은 과거의 통계를 기반으로 결정되는 데 봄철 저온현상, 여름과 가을의 집중호우와 태풍, 겨울철 이상한파 등이 잦아지면서 농업인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농작물재해보험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정책보험인 만큼 한정된 예산으로 보험을 운영해야 한다.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결국에는 보장축소 또는 가입금액 축소 등 농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54일에 이르는 긴 장마에 집중호우 및 태풍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컸다. 올해 들어서는 겨울철 한파와 봄철 꽃샘추위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이어졌다.

올 여름도 심상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11일 65년 만에 가장 빨리 장마가 시작됐고 한국에서도 5월 들어 여름철 장마비를 연상케 하는 장대비가 내리는 등 비 소식이 잦았다.

기상청에서는 이른 장마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은 열려있다. 

기상청은 24일 ‘여름철 3개월 기상전망’ 온라인 질의응답에서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 또다시 나타나면 강수가 정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예보와 상관없이 돌발상황이 발생해 강수가 늘어날 수 있으니 올해는 최악의 경우를 모두 생각해서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재해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빈번해지면 NH농협손해보험에도 부담이 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이 독점 운영하고 있으며 판매채널도 지역 농·축협에 한정됐다.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져 NH농협손해보험의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최창수 사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이면서도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NH농협손해보험이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본 손실은 300억 원에 이른다. NH농협손해보험이 연간으로 거둔 순이익이 463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농작물재해보험의 손실액은 적지 않은 수치다.

NH농협손해보험의 실적 개선흐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1분기 순이익 27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212.4%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정책에 따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늘어나는 것과 비교해 봄철 냉해를 비롯해 집중호우, 긴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가 늘면서 손해율은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 100% 크게 웃돌았다. 

농지면적 기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2018년 33.1%, 2019년 38.9%, 2020년 45.2% 등이다. 손해율은 2018년 111.4%, 2019년 186.2%, 2020년 149.7% 등으로 집계됐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농작물 재해보험은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손해율을 관리하기 쉽지 않다”며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업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요율적용을 세분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2022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 보험료 산정기준을 현행 시군에서 읍면으로 세분화하고 보험료 할증률을 최대 30%에서 50%로 인상한다. 냉해 저감시설을 설치한 농가에는 보험료 할인폭을 확대한다.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농민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비율에 따라 보험료 국고지원액도 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