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5-25 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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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아울렛사업에서 VIP(우수고객) 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사장은 백화점에 이어 아울렛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펼쳐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6월부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전국 8개 아울렛 모든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는 ‘VIP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VIP 멤버십은 일반적으로 백화점이 1년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쓰는 ‘큰 손’을 잡기 위한 제도다.
최근 백화점들은 코로나19 ‘보복소비’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VIP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6월 1년에 1억 원 이상을 구매한 VIP가 루이비통, 구찌 등의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사전예약으로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아울렛도 VIP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명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 확대흐름이 백화점에서 아울렛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명품 매출은 2020년 4월보다 50.1% 증가했다. 또 현대아울렛 전체 고객 가운데 1년에 1천만 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 비중은 2018년 9.3%에서 2020년 13.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형종 사장은 아울렛을 현대백화점의 새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6월 대전 아울렛, 2020년 11월 남양주 아울렛(스페이스원)을 개장하면서 코로나19 위기에도 아울렛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2022년 초에는 경기도 동탄에, 2024년에는 청주에 신규 아울렛을 출점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아울렛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성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업 효율성도 좋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시장 규모는 연평균 13.3%씩 커지고 있다. 국내 백화점시장 성장률이 1%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가파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밀집공간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부지가 넓어 쇼핑객들의 동선이 비교적 덜 겹치는 교외 아울렛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사람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쇼핑하는 것을 꺼려하다 보니까 2020년 문을 연 현대아울렛 2곳은 개장 한 달 만에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며 “월별로 영업이익을 약 10억 원에서 15억 원 정도씩 내고 있는 걸로 추정된다”고 파악했다.
아울렛은 백화점 대비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백화점은 수도권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야 하는 특성상 임차료나 부지 매입 부담이 크지만 아울렛은 외곽 지역에 짓는 만큼 비용 부담이 적다.
김 사장은 아울렛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출점한 대전, 남양주 아울렛은 모두 ‘프리미엄’아울렛이다. 이에 따라 남앙주 아울렛은 해외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 ‘휴고보스’,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을 유치했다.
또 남양주 아울렛은 반려동물을 위한 펫숍, 갤러리 등 문화공간 등을 통해 체험요소를 극대화했는데 전체 면적의 70%가 문화, 예술 관련 시설로 꾸며졌다. 아울렛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고급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체험 등의 요소를 강화에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VIP 멤버십을 도입하는 것도 아울렛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과거 한섬에 있을 때 ‘노세일’ 전략으로 한섬의 고급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을 인수하면서 2012년 한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투입됐는데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며 타임과 시스템 등 고급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했다.
김 사장의 전략은 적중해 패션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섬의 매출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고 현재까지도 한섬의 고급브랜드 이미지는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은 소비심리 개선과 더불어 VIP 멤버십 효과를 누리며 올해 하반기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불황기에 공격적으로 출점했던 결정은 호황기에 축복으로 돌아올 것이다”며 “외부활동이 이제 재개됐고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막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백화점부문(아울렛 포함)의 성장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