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생산 중심지인 대만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일본언론이 전망했다.
재팬타임스는 24일 “대만이 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비상사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 대만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공장 단지. |
대만은 최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명을 넘는 등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데 백신 접종자 수는 전체 인구의 1%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간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면서 TSMC 등 기업의 반도체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팬타임스는 “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이미 차질을 겪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며 “대만이 운 나쁜 일을 겪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TSMC는 세계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56%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애플과 퀄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번 사태가 대만에 반도체 공급을 의존하고 있던 미국과 중국 등 국가들의 자체 반도체역량 확보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텔 CEO는 재팬타임스와 최근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균형을 맞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재팬타임스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 계획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바꿔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이 단기적으로 대만의 반도체 공급 차질 현실화를 막기 위해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팬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대만이 반도체 생산을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무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만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며 “미국도 반도체 확보를 위해 대만을 지원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