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그룹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까?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기업설명회를 통해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두산은 4일 지난해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646억 원, 당기순손실 1조7008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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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두산은 이날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에서 일회성 비용이 많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적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비용 2981억 원과 두산건설 대손상각비 등 2274억 원, 두산엔진의 구조조정비용 203억 원을 빼면 조정영업이익은 8104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당기순손실 역시 두산중공업(2901억 원), 두산인프라코어(7349억 원), 두산건설(3881억 원), 두산엔진(1235억 원), 기타(764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878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해 계열사에서 실적개선과 비용절감으로 1조466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1조2017억 원, 454%나 늘어나는 수치다.
두산중공업도 지난해 영업이익 621억 원, 당기순손실 1조7509억 원을 냈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거하면 영업이익은 6079억 원, 당기순손실은 1379억 원이 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인건비 개선, 자산 구조조정, 매출 증대, 원가절감 등으로 영업이익을 1조1556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도 상세하게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해 순차입금과 순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결기준 순차입금을 5조552억 원에서 3조4471억 원으로 줄이고 순금융비용을 2670억 원에서 2085억 원으로 절감하려고 한다. 영업실적 개선을 고려할 때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0.1배에서 2.3배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기존 수주공사에서 매출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1200억 원)에 분당 두산사옥 부지 매각대금(1500억 원), 신분당선 지분 매각(1천억 원) 등 4466억 원 이상의 차입금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엔진도 수주잔고 증가에 따라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회성 비용 제거, 고정비 절감, 이익률 증가 등 사업합리화로 지난해 638억 원 적자에서 50억 원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동성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8150억 원”이라며 “2015년 말 기준 해외자회사를 포함해 현금성자산 1조 원을 보유하고 있어 공작기계사업 매각 효과를 제외해도 회사채 만기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적극적으로 우려를 진화하고 나선 데 대해 시장의 평가가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는 4일 일제히 올랐다. 전일과 대비해 두산은 1.52%, 두산중공업은 2.77%, 두산인프라코어는 3.78%, 두산엔진은 4.64%, 두산건설은 4.05%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코스피 강세장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실적과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크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두산 시가총액이 1조 원가량 줄어든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6700억 원), 두산인프라코어(5800억 원) 등의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했다. 3개월간 증발한 두산그룹 계열사 전체의 시가총액만 2조5천억 원이 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