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면세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면세점 운영의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4월에는 ‘포스트 코로나19 인천공항 상업시설 중장기 운영전략 컨설팅 용역’을 입찰공고를 내놓기도 했다. 입찰기간은 6월3일까지, 연구용역 기간은 4개월이다.
김 사장의 면세점 구상은 면세점이 상품판매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방향이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항에서 면세사업이 한계를 보이면 현실적으로 수입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공항의 매력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인천공항이 단순히 비행기를 탑승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 이외에 다른 매력을 선보여야 하고 그것이 공항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방법을 놓고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는 엄청난 규모의 식물원이 있는데 인천공항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예술품 전시, 첨단기술을 통한 미래공항 경험, 한국음식 경험 제공 등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김 사장은 4월에는 ‘중소기업제품 전용 면세사업권’을 신설하고 ‘아임쇼핑’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사업자로 지정하는 등 사회적 가치의 반영에도 공을 들였다.
김 사장이 공항면세점에 변화를 주려는 데는 면세점사업이 더는 예전과 같은 매력을 보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면세점사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크게 타격을 받은 이후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이 영업을 중단한 제1터미널 구역에서 새 사업자를 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3차례나 유찰됐다.
코로나19로 여행이 급감하면서 당장 면세점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시기적 요인 외에도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 등 공항 외 면세점 증가, 비대면거래 활성화 등 시장상황의 변화 역시 김 사장이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면세점 유찰과 관련해 “면세점 임대료를 감면하고 매출 연동제로 변경해도 새로운 사업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공항면세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3차례나 면세점사업자 선정에서 실패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도 했다.
3차 입찰에서는 임대료와 관련해 여객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영업료만 납부한다는 내용까지 담았지만 결국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더 완화된 임대료 조건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이 시장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내는 등 면세점업황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이 인천국제공항의 안정을 찾아가며 새로운 구상을 추진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사업 전망을 놓고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고 주가 역시 부진했던 만큼 본격적 회복국면에 진입한 현재부터가 관심을 높여가야 할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