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온라인 직접판매로 펀드 유통채널을 넓혀나가고 있다.  

공모펀드시장 가운데 온라인 펀드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과 금융당국의 공모펀드 활성화정책에 힘입어 펀드 직접판매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자산운용 펀드 온라인 직접판매로 넓혀, 김용현 실적반등 절실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김 대표는 최근 한화자산운용의 영업이익 감소로 실적 반등이 절실하다. 
 
13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자체 모바일앱인 '파인(PINE)'을 통해 온라인 펀드 직접판매를 시작했다. 

파인은 매입·환매 등 펀드투자를 통한 종합자산관리와 더불어 금융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디지털금융서비스앱으로 11일 출시됐다. 

개인투자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한화자산운용의 114 공모펀드 가운데 7개 펀드에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파인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라이프플러스TDF', '그린히어로', '글로벌언택트' 등을 포함한 7종이다.

상위 10개 대형자산운용사 가운데서 펀드 직접판매에 나선 것은 한화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직접판매하면 판매수수료를 없앨 수 있고 판매보수도 낮출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도 이번 앱 출시를 통해 판매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FOSS증권의 판매보수의 50%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펀드 수익률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익하다. 

2016년 3월 비대면 계좌개설이 허용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직접판매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현재 중소형자산운용사인 메리츠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만이 펀드를 직접판매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펀드 직접판매에 나선 것은 공모펀드시장 가운데 특히 온라인 펀드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리테일 공모펀드 가운데 오프라인 펀드 투자금액은 전년과 비교해 감소했으나 온라인 펀드 투자금액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펀드란 판매회사를 방문하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사의 홈페이지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온라인전용 펀드 설정액 규모는 26조7776억 원에 이른다. 2020년 말 19조996억 원에서 40.1% 증가한 것이다.

리테일 공모펀드 가운데 온라인 펀드 비중은 2016년 3% 안팎에 머물렀었는데 2017년 5.9%, 2018년 8.8%, 2019년 10.4%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14%를 넘어섰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업무계획을 통해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자산운용사의 직접판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직접판매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틈을 타 수수료를 낮추는 등 적극적으로 판매채널의 기반을 다져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쟁사들도 온라인 직접판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모바일앱으로 공모펀드를 직접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자산운용은 위탁판매 형식으로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모바일앱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영업이익을 반등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6년 김 대표가 취임한 뒤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투자를 늘리고 직원 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라며 "디지털과 관련해 동남아시아 차량호출서비스인 '그랩(Grab)'의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0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270억4200만 원을 냈는데 2019년과 비교해 14.5% 감소했다. 2017년 영업이익 510억 원과 비교하면 47%나 줄었다.

한화자산운용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상위 10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컸다. 펀드와 투자일임 운용자산을 합친 전체 운용자산(AUM)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자산운용사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증가한 점과 비교해보면 한화자산운용은 실적 반등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의 자기자본 규모는 2위다. 2020년 별도기준 순이익 규모 206억 원으로 자산운용사 가운데 8위, 2021년 5월11일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4위에 해당한다. 2020년 운용자산 규모 3위에서 KB자산운용에 자리를 뺏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