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이 내놓은 새 대북정책에 관한 북한의 반응을 두고 협상 재개를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기자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다’고 묻자 “북한도 마지막 판단할 시간을 지닐 것”이라며 “다시 한번 마주 앉아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런 상황이 조성된다면 우리 정부는 모든 힘을 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취임 뒤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은 2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며 반발했다.
다음은 대북정책 관련 문 대통령의 일문일답이다.
- 남북관계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동안 실현 가능한 대북관계 목표 설정을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지 못하고 대화가 교착된 상태다. 이 대화의 교착이 길어지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또 새 정부가 어떻게 대북정책을 정립하는지, 그것을 기다리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이 ‘전략적 인내’의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미국이) 북한을 외교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고 그래서 시간이 좀 많이 걸리지 않을까 등 이런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역시 이 대화의 단절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생각 아래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부터 우리 정부와 긴밀히 조율·협의하면서 빠른 시간 내 대북정책을 정립했다.“
- 최근에 미국에서 검토를 마친 대북정책에 관해서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데,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중재 카드를 제시할 예정인가.
“미국의 대북정책 전모가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일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또 싱가포르선언의 토대 위에서 출발하고 외교적 방법으로 점진적·단계적 실용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저런 반응이 있었지만, 그 북한의 반응은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북한도 이제 마지막 판단의 시간을 지닐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마주 앉아서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북한이 호응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조성된다면 우리 정부는 총력을 다할 것이다. 이번 방미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서 더 긴밀히 협의하고자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