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의 차량공유 계열사인 그린카가 공유차량으로 친환경차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주행요금이 저렴한 친환경차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인데 차량공유업계 1위인 쏘카와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그린카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차량 도입, 쏘카 자리 노린다

9일 그린카에 따르면 8월31일까지 현대자동차와 한국GM에서 모두 390대의 차량을 구매하는데 91억8053만 원을 투자한다. 카셰어링(차량공유)사업을 위한 영업용 차량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그린카는 설명했다.
 
그린카 친환경차 적극적 도입, 저렴한 주행요금 앞세워 쏘카 맹추격

▲ 김상원 그린카 대표이사.


그린카가 구매하는 차량은 모두 친환경차로 추정된다. 그린카가 밝힌 공시에는 “취득가액은 예상 국고보조금인 1대당 1200만 원을 차감해 반영한 금액”이라고 적혀 있다.

정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구매에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점, 수소차의 정부 보조금은 1대당 2250만 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린카가 새로 구입하는 차량은 모두 전기차로 여겨진다.

그린카는 친환경차 도입에 적극적 모습을 보여왔다.

그린카는 현재 전기차로 볼트EV와 쏘울부스터EV, 쏘울EV, 코나EV 등 4종을 운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로는 아이오닉과 올뉴아반떼, 3세대 K5, 니로, 더뉴코나, 코나 등 6종을 서비스하고 있다.

쏘카가 전기차로 아이오닉EV과 볼트EV, 코나EV 등 3종을 운용하고 하이브리드차는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점을 놓고 보면 그린카의 친환경차서비스가 차종 면에서 더욱 다양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린카에 따르면 그린카가 보유한 차종 가운데 친환경차의 비율은 지난해 25%를 넘었다. 이는 차량공유업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그린카는 설명한다.

그린카가 친환경차로 차량공유사업을 벌이는 데 적극적인 이유는 저렴한 요금으로 다른 차량공유기업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차량공유시장에서는 자동차 대여료와 보험료 이외에 주행요금을 따로 받는다. km당 정해진 가격을 받는 식이다. 가령 km당 200원의 주행요금을 받는 차량을 빌려 200km를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차량을 반납하면 4만 원이 청구되는 것이다.

주행요금은 차급에 따라, 어떤 연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통상 경차일수록 km당 주행요금이 싸고 대형차일수록 비싸며 가솔린차보다는 디젤차의 주행요금이 싸다.

이 측면에서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강점을 보인다.

그린카 기준으로 올뉴아반떼와 3세대 K5 하이브리드차의 주행요금은 각각 km당 130원, 140원이다. 올뉴아반떼 가솔린차와 와 3세대 K5 가솔린차의 주행요금은 각각 km당 160원, 180원으로 하이브리드차보다 23~28%가량 비싸다.

더뉴코나 하이브리드차의 주행요금은 km당 140원으로 가솔린차 주행요금보다 18%정도 싸다.

전기차의 주행요금은 km당 50원인데 이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때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4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그린카가 친환경차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곧 차량대여 가격을 인하하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차량공유 시장에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그린카가 차량대여 가격을 낮추는 쪽으로 전략을 잡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린카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차량공유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이다. 201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보다 2년가량 앞선다.

하지만 쏘카는 공격적 서비스존 확장으로 일찌감치 차량공유시장에서 선두 입지를 다졌다. 쏘카는 2020년에 렌터카수입으로 매출 2038억 원을 낸 반면 그린카는 448억 원을 냈다. 매출 규모만 5배 가까이 차이난다.

◆ 그린카 신차 도입도 발빠르고 차량 사양도 신경 써, 소비자 반응 우호적

그린카는 친환경차 이외의 신차를 도입하는데도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린카는 2020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차에서 차량 300대를 구매했다. 2020년 5월부터 12월까지 현대차에서 차량 700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그린카가 지난해 하반기에 차량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모두 229억 원이다. 2020년 상반기에 차량 2천 대를 사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 한 해 동안 차량 구입에 투자한 규모만 700억 원가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카가 2020년에 차량공유사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이 44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 투자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린카는 지난해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을 도입해 서울과 부산, 목포, 신경주, 여수 등 KTX역 주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쏘카는 아직 4세대 카니발을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그린카는 현재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기아차가 4월에 출시한 준대형 세단 K8도 곧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차량공유 등 차량렌털시장에서 신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그린카가 차량공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모습은 신차의 사양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쏘카가 서비스하는 차량은 대부분 옵션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차량이다. 반면 그린카는 신차를 도입할 때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뿐 아니라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차량에 따라서는 애플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 등 인포테인먼트시스템까지 포함된 차량이 많다.

그린카가 고급사양의 신차 도입대수를 늘리면서 사용자들의 반응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쏘카와 그린카를 두루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과거에는 쏘카가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더 나았지만 현재는 같은 가격을 주고 탈 때 사양이 좋은 그린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그린카의 외형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매출은 2019년 320억 원에서 2020년 448억 원으로 40% 늘었다.

같은 기간 쏘카는 매출이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