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가 2021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꺼낸 말이다. 카카오의 사업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개인인 ‘나’를 바탕으로 추진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커머스(상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거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방식의 거래형 커머스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7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의 상품 라인업과 판매자를 확대해 더욱 많은 카카오톡 이용자를 거래형 커머스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거래형 커머스사업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키우면서 시장에서 선점한 우위를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할 수 있는 물품 범위를 단순한 기프티콘에서 구찌 등의 명품, 해외주식을 살 수 있는 기프티콘 등으로 넓히고 있다.
톡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는 사업자의 자격기준을 지금보다 완화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판매자의 입점자격을 확대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준비가 끝나면 톡스토어 입점사업자도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드는 대신 온라인 패션플랫폼 운영사 크로키닷컴의 인수합병을 선택했는데 이 또한 거래형 커머스 강화와 연관이 있다.
크로키닷컴은 패션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개인의 취향에 맞는 의류를 추천하는 기능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추천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거래형 커머스와 결을 같이한다.
지그재그에 입점한 패션사업자도 4천여 곳에 이른다. 이들이 향후 카카오톡을 판매창구로 이용하면서 거래형 커머스 이용자의 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다양한 지면과 도구를 활용해 지그재그의 패션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카카오가 크로키닷컴 인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의류 등의 거래형 커머스상품 라인업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 거래형 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카카오메이커스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3가지 모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이커머스서비스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오픈마켓에 입점한 사업자의 상품을 골라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된 다른 이용자에게 선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톡스토어는 사업자가 카카오톡의 ‘쇼핑하기’ 탭에 노출되는 온라인상점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한다. 주문제작형 쇼핑몰인 카카오메이커스도 카카오톡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모든 거래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관계형 커머스인 셈이다. 네이버나 쿠팡처럼 불특정 다수의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된 형태다.
거래형 커머스는 전체 거래액 규모가 일반 커머스보다 적지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거래형 커머스를 꾸준하게 이용하는 이상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2020년 기준 4600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전체 거래액이 5조 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네이버와 쿠팡 등 경쟁자들은 같은 기간 거래액이 2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카카오커머스는 커머스 관련 회사 가운데에서는 흔치 않게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형 커머스는 거래액 규모가 작지만 빠르게 커지는 중이기도 하다. 카카오커머스는 올해 1분기 거래액이 2020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네이버도 거래형 커머스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최근 선물하기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경쟁에 나섰지만 현재까지는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가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