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수소가스터빈 개발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수소 혼소 가스터빈 실증사업과 개발자금 지원과 관련한 세부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300MW(메가와트)급 수소가스터빈 상용화를 위한 청사진에 따른 후속조치다.
수소가스터빈은 수소만 사용한 전소 방식과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한 혼소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혼소 방식부터 실증을 거쳐 상용화한 후 기술 난도가 높은 전소 방식을 개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수소는 기존 가스터빈 발전연료인 LNG보다 화염 확산속도가 6배가량 빠르고 발열량도 3배 많다. 연소 뒤 이산화탄소 부산물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정부 정책뿐 아니라 수소에 미래를 거는 그룹 전략에 발맞춰 수소가스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이 수소가스터빈을 포함한 가스터빈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파워 등과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을 향한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는 시선이 많다.
조형희 연세대학교 교수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미국과 일본 정부는 가스터빈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수천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왔다"며 "가스터빈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E와 지멘스, 미쓰비시파워 등 주요 가스터빈 기업들은 발 빠르게 수소가스터빈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 기업들은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눈앞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은 독자적으로 5MW급 수소가스터빈의 핵심 요소인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25년을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래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도 개발하고 있다. 앞서 2019년에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수소가스터빈용 연소기 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이후 정부의 지원이 가속화한다면 두산중공업이 수소가스터빈시장에서 선두권 가스터빈기업들과 기술격차를 크게 줄이는 데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 가스터빈시장 규모는 2018년 97조 원에서 2035년 2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가스터빈을 수소 혼소 방식의 가스터빈, 수소 전소 방식의 수소가스터빈으로 전환하려는 흐름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수소가스터빈시장의 가파른 성장도 예상해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여러 형태의 발전용 주기기 제작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를 수소가스터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70MW급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 가스터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E(58%), 지멘스(27%), 미쓰비시파워(11%)의 입지를 고려하면 진입장벽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세계에서 5번째 가스터빈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를 발판으로 시장 형성기인 수소가스터빈시장에 도전한다면 입지 구축에 성공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박 회장은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 확보전략에 따라 액화플랜트, 폐플라스틱 활용, 풍력발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효과로 1년 만에 두산중공업을 흑자로 돌려 놓았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수소사업 투자 확대를 검토할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1분기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 547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1분기(영업손실 592억 원)와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기술력, 실적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수소 생산뿐 아니라 수소가스터빈 개발 등을 통해 수소시장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