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에서 우리은행의 역할 확대에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권 행장은 우리금융그룹 디지털 전환을 선봉에서 이끌기 위해 우리은행 자체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디지털 전환 맏형, 권광석 디지털 최우선 앞장서

권광석 우리은행장.


5일 우리은행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은행이 우리금융그룹에서 실적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에서도 맏형 역할을 맡고 있어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경쟁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늦은 2019년에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뒤 카드, 신탁, 운용, 캐피털, 저축은행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에 기대는 부분이 많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그룹의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그룹사 차원의 사업이 시행되도 규모 측면에서 우리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설립하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최근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우리카드는 그룹 통합간편결제 플랫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간편결제 플랫폼은 지급결제를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는 카드사가 주도하지만 이마저도 우리은행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간편결제 플랫폼 '우리페이'를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앱인 우리원(WON)뱅킹에 구현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간편결제 플랫폼을 학교나 병원 등 주거래 제휴처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는데 우리은행이 네이버와 디지털혁신사업을 공동발굴하기로 한 것과 연계해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은행은 4월 네이버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은행과 네이버 인증서를 통한 온라인 간편인증과 등록금 수납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편수납과 교내 전용 간편결제, 간편송금 등도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룹 통합간편결제 플랫폼은 우리카드가 운영하게 되지만 고객, 제휴사 확보 등은 우리은행이 하고 있는 셈이다.

권 행장은 우리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많은 만큼 우리은행 자체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의 2021년 비전을 '디지털 최우선, 디지털 주도'로 정했는데 올해 들어 KT,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네이버, EBS미디어, 롯데카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디지털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은행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순혈주의 조직문화를 깨고 외부수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4일 디지털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기존 디지털 조직인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하고 디지털금융단과 DI추진단을 그 아래에 배치했다. 

디지털그룹 DI추진단장(본부장)에는 김진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화재 인터넷전략팀 및 UX·ANALYTICS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마케팅 기획, 사용자경험(UX)전략, 데이터 분석 등을 총괄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화재 다이렉트(온라인 판매 채널)를 담당하며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우리은행 디지털 영업채널 확대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기 위해 조직개편과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상품 개발과 디지털영업채널 확대 등 디지털역량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