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러시아 건설 프로젝트에서 6백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구멍이 생겼다. 포스코는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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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2일 "러시아 메첼그룹으로부터 수주해 진행하던 건축 프로젝트가 메첼그룹의 재정악화로 일시 중단된 상태"라며 "양사가 공사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한국과 러시아간 협력사업의 첫 결실로 2009년 G20 정상회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테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정준양 포스코 그룹 회장의 양해각서 체결로 진행됐다.
포스코는 2011년 출자한 포스코A&C를 통해 러시아의 자원개발업체인 메첼그룹으로부터 엘가탄전 개발에 필요한 노동자용 숙소와 호텔, 경찰서, 병원 등 주거단지 공사를 일괄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동시베리아 사하공화국에 위치한 탄광 근로자 3천 명이 생활하는 숙소를 포함해 호텔, 경찰서, 소방서 등 연면적 4만8천㎡ 규모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사업기간을 2년으로 예상했다.
극동시베리아 지역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등 남한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의 3각협력 추진의 핵심지역이다.
포스코는 “탄광개발을 추진하는 메첼그룹이 경영난에 빠져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 프로젝트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취임 이후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8년 총리로 재직 할 때 이고르 주진 메첼그룹 대표와 갈등이 있었다. 당시 푸틴이 주재한 산업계 모임에 주진 메첼그룹 대표가 불참한 뒤 둘의 관계가 악화됐다.
푸틴은 이후 메첼그룹이 해외에 수출하는 원자재 가격을 국내 가격의 절반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푸틴의 발언으로 메첼그룹의 뉴욕 상장 주가는 40% 폭락했다.
포스코는 “현재 건설은 초기상태라 포스코A&C가 당장 입을 손실액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 보다 공사가 재개되는 것이 회사뿐 아니라 한-러시아 경제협력에 있어 중요하다고 보고 재개를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번 공사 중단으로 60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손실을 포스코, 포스코 A&C, POSCO-RUS 등 3개사 가운데 어느 곳에 포함시킬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OSCO-RUS는 현지 메이저 철강회사와 자원개발 및 철강사업 확장을 위해 2011년 11월 출범한 포스코 패밀리 통합 러시아 법인이다.
이번 공사에 모듈러공법이 도입됐는데, 이 공법은 포스코A&C가 독자적으로 갖춘 기술로 공장에서 골조와 마감재로 건물을 최대한 사전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골조들을 국내에서 제작하는 중이었고 공사 초반이기 때문에 러시아 현장으로 운송한 물량도 많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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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6월 러시아 모스크바 메첼 본사에서 포스코는 러시아 철강 및 최대 자원회사인 메첼과 엘가탄전 주거단지를 건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