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 부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지분 20.76% 가운데 10.44%를 상속받으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상속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간 연결고리를 더 탄탄히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48%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이 부회장의 기존 삼성생명 지분은 0.06%에 그쳤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보유량도 많지 않았는데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을 간접적으로 지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에 이 전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물려받음으로써 삼성물산을 통하지 않고도 삼성전자를 향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 지분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삼성물산에 관한 지배력도 더 굳건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도 함께 상속받아 지분율이 17.48%에서 18.13%로 높아졌다.
다만 삼성생명 지분이 곧 삼성전자 지배력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삼성생명이 앞으로도 계속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남는다는 전제가 따라야 가능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가기준으로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 가운데 5% 이상을 처분해야 해 삼성전자 최대주주에서 내려오게 된다.
물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최대주주 지위를 잃는다고 해도 2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을 공산이 크다. 또 이 부회장은 0.70%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지분을 이번에 1.44%로 높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이사 또는 감사의 해임 등 특별결의를 방어하기 위한 지분 33.34%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삼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상황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불안요소로 남을 수밖에 없다.
2020년 말 기준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들을 포함한 삼성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1.18%에 이른다.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이 효과를 발휘할 경우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6% 대까지 내려간다.
이는 삼성전자 5% 이상 주주인 국민연금공단(10.70%)과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스(5.03%)의 지분율 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보험업법 개정안이 실제로 국회에서 통과될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배당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삼성생명 주주가치 측면에서 우호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며 “다만 이 사안은 상당히 오랜 유예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