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을 앞세우면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더욱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라이선스-인)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28일 SK바이오사이언스 안팎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계약 연장 여부를 두고 곧 연장기간 등 구체적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노바백스로부터 도입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2천만 명분(4천만회 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2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이 물량을 모두 국내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계약 기간이 사실상 올해로 끝나는 만큼 정부는 계약 연장을 바라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노바백스 백신의 원액 생산은 올해 말까지, 완제 충전은 내년 말까지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2월 기술이전 계약도 맺었다.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덕분에 국내에서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하게 됐다.
정부가 노바백스 백신을 놓고 국내 조건부 품목허가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안재용 사장의 책임감도 무거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올해 2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기술 자체를 확보함으로써 국가적 차원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한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들이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노바백스로부터 기술이전 계약 연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직접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를 만나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사이 기술이전 계약의 연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협상 테이블에는 계약 당사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앉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 연장은 우리와 노바백스 모두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확보라는 과제도 있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을 올해 3분기까지 최대 1천만 명분(2천만 회분) 공급하고 올해 말까지 나머지 1천만 명분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능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안동 공장에서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는데 현재 모든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주력 품목인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생산도 중단했지만 정부 계획에 맞춰 공장을 유동적으로 돌릴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백신 제품의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노바백스 백신의 상업생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건부 품목허가가 떨어지면 곧바로 상업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