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장기인보험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져온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양강구도에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도 선두경쟁에 뛰어드는 양상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 기준 삼성화재가 1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DB손해보험이 삼성화재의 턱밑까지 올라왔고 삼성화재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메리츠화재는 현대해상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삼성화재는 1분기에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 357억 원을 거뒀다. DB손해보험은 351억 원, 현대해상은 336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화재는 328억 원이다. 다른 대형손해보험사인 KB손해보험은 243억 원을 올렸다.
삼성화재가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보험부문의 고른 성장을 목표로 내세우며 내실다지기에 힘쓰고 메리츠화재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DB손해보험 등이 격차를 좁힌 것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가 100억 원가량 줄었다. 메리츠화재도 약 20억 원 감소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47억 원, 현대해상은 33억 원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59억 원 늘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감소분을 DB손해보험 등이 차지한 셈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특별한 전략이 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장기인보험시장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일정기간 특정 보험상품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힘을 실으며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장기인보험뿐만 아니라 보험시장 전체적으로 경쟁이 치열한만큼 배타적 사용권 획득은 선점효과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배타적 사용권제도가 시행된 이후 DB손해보험은 현대해상과 더불어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지금까지 각각 19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올해 1분기에도 DB손해보험의 배타적 사용권 활용은 두드러졌다.
다른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에 걸쳐 장기인보험 상품에 1개의 배타적 사용권을 얻거나 하나도 받지 못한 것과 달리 DB손해보험은 3개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인보험은 손해보험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주요 먹거리"라며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고 실손의료보험도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제외한 장기인보험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암보험과 어린이보험, 치매보험, 치아보험 등이 대표적이며 실손의료보험도 포함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