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5월1일 오전 8시 사이다뱅크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한다. < SBI저축은행 > |
SBI저축은행이 오픈뱅킹 도입을 통해 젊은층으로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을까?
업계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은 일찌감치 앱을 개편해 모바일플랫폼을 강화하고 오픈뱅킹서비스에 대비해 왔다.
시중은행과 고객 확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오픈뱅킹 후발주자로 약점을 극복하고 20~40대 신규고객 확대에 힘을 받을 지 주목된다.
27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5월1일 오전 8시부터 SBI저축은행 앱 사이다뱅크를 통해 오픈뱅킹서비스가 제공된다. 사이다뱅크는 오픈뱅킹 개시를 앞두고 4월30일 밤 10시부터 금융거래를 일시 중단하고 전산작업을 진행한다.
사이다뱅크의 오픈뱅킹 개시는 저축은행중앙회가 29일부터 오픈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따른 것이다. 애초 사이다뱅크는 3월29일 오픈뱅킹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저축은행중앙회 일정이 지연되면서 서비스 출범도 늦어졌다.
오픈뱅킹(개방형 금융결제망)은 스마트폰앱을 이용해 다른 은행에서 제공하는 결제·송금·조회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중은행 등이 2019년부터 오픈뱅킹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비하면 저축은행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오픈뱅킹서비스로 주력상품인 중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고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며 “저축은행 특성상 50대 이상 고객이 많았는데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오픈뱅킹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2020년 11월 사이다뱅크앱을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사이다뱅크2.0은 커플·부부가 함께 쓰고 관리하는 커플통장, 재테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통장쪼개기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간편이체, 자동이체 기능강화, 공과금·지방세 납부 등 고객이 요청한 기능도 포함됐다.
금융권 최초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안심이체서비스도 도입했다. 안심이체서비스는 송금계좌 명의자와 휴대전화 명의자가 동일인인지 검증하고 문자인증코드로 수취인 거래의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사이다뱅크는 20~40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선전하고 있다. 2월 말 기준으로 앱 내려받기 수 110만 회, 회원 수 70만 명에 도달했고 이 가운데 90% 이상이 20~40대로 파악된다. 사이다뱅크에서 다른 은행 거래가 가능해지면 신규회원 유치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금융업계는 업권 사이 경계가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오픈뱅킹서비스 역시 이런 흐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규모가 수십 배 이상 나는 점을 고려하면 후발주자로 오픈뱅킹서비스를 시작하는 저축은행들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오픈뱅킹에서 낼 성과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자체 시스템을 갖춰서 오픈뱅킹을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손에 꼽을 정도다. SBI저축은행의 오픈뱅킹서비스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른 저축은행들은 더욱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SBI저축은행은 2020년 영업수익 1조1593억 원을 거두면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자산규모는 11조 원을 넘어서 제주은행(6조5천억 원)을 넘어섰고 순이익은 2583억 원으로 대구은행(2383억 원), 경남은행(1646억 원)보다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