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4-22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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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이사가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의 조건부허가를 올해 안에 획득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유코백-19의 해외공급처도 일찌감치 확보해 놓고 있다.
▲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이사,
22일 유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5월 말~6월 초에는 유코백-19의 국내 임상1상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를 저용량과 고용량으로 나눠 국내에서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주에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치고 임상시험 참여자를 추적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코백-19 임상1/2상 시험계획에 관해 승인을 받아둔 만큼 임상1상 결과가 나온 뒤에 곧바로 국내 임상2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유코백-19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유코백-19의 해외 공급처도 이미 확보해뒀다. 그만큼 유코백-19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필리핀 제약사 글로백스와 19일 유코백-19의 기술이전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는데 글로백스가 필리핀 현지에서 사용할 유코백-19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아직 의향서 체결 수준이라 물량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바이오로직스와 글로백스는 필리핀에서 유코백-19를 연간 4천만 도즈(성인 2천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가량 생산하는 것을 놓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백스, 필리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어 국내 임상1상이 마무리되는 6월 초경 필리핀에서 임상2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필리핀 임상2상은 빠르면 9월초에 마무리돼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거쳐 연말에는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유바이오로직스는 전망하고 있다.
글로백스가 유코백-19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하는 시점은 2023년 경으로 예상되는 만큼 필리핀에서 조기에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이 기간까지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코백-19을 생산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필리핀 이외에 미국에서도 임상시험 진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국내 임상1상을 마치는 시점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 신청과 관련한 사전미팅(pre-IND)을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에 앞서 콜레라 백신 개발의 성공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에 주사제형의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개발했는데 2018년에는 플라스틱 튜브제형의 짜먹을 수 있는 유비콜플러스를 내놓았다. 현재는 복용하는 데 편의성이 높은 유비콜플러스만 생산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비콜플러스를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등 국제기구에 공급해왔다. 특히 유니세프의 콜레라 백신 조달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데 2019년 한 해에만 1900만 도즈가량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유니세프에 공급한 유비콜플러스 1도즈의 공급가격이 1.85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유코백-19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한다면 기존 주력사업인 유비콜플러스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 가격이 콜레라 백신 가격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보다는 유코백-19를 저렴하게 내놓겠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가격은 1도즈에 20~30달러 수준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생산시설을 확대하며 이미 상업화 준비에도 들어갔다.
올해 6월과 9월 기존 춘천 제1공장에 동물세포 배양시설을 각각 1천 리터씩을 증설하는 작업이 마무리되는데 이 시설을 활용하면 유코백-19를 연간 1억~2억 도즈 생산할 수 있다.
백 대표는 2020년 12월 국제백신연구소와 유코백-19 임상 개발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과거 국제백신연구소로부터 경구제(먹는 약)형의 콜레라 백신 기술을 도입해 유니세프 공급량의 80~90%를 공급하며 상업화에 성공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며 “국제백신연구소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협력해 다시 한번 백신 개발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유코백-19가 코로나19 백신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지를 놓고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하기 전에 발굴한 후보물질을 그대로 유코백-19로 임상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코백-19는 전통적 백신 제조방식인 합성항원을 활용해 만들어져 안전성이 높고 영상 2~8도에서 냉장보관할 수 있어 열대기후인 필리핀에서도 백신 유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울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기존 백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와 관련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유코백-19를 먼저 개발 완료한 뒤에 추가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코백-19의 용량 자체가 기존 백신보다 작아 여러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며 “더 많은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3가 혹은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는 것처럼 기본형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이후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