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인텔이나 도시바보다 3D낸드 양산을 먼저 시작해 경쟁력을 갖춰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D램 수요가 감소하는 데 반해 낸드플래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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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낸드플래시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데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에서 영업이익 420억 원을 내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71%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 사장은 D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수요도 줄고 있어 낸드플래시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의 가격마저 큰 폭으로 하락해 타격을 입게 됐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에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체 영업이익 3조2230억 원을 거둬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30%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박 사장이 SK하이닉스의 3D낸드 양산시기를 앞당기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수요는 감소했지만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의 성장으로 고사양의 낸드플래시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올해 SK하이닉스는 3D낸드의 양산시기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올해 청주공장에서 3D낸드 양산을 시작해 4분기 낸드플래시사업을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D낸드는 기존의 2D낸드에 비해 집적도가 높아 성능과 전력효율이 높고 고용량 메모리의 생산단가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 사장은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스마트폰보다 SSD용 고성능 낸드플래시 양산에 주력할 것"이라며 "3D낸드 양산을 상반기 시작하며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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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제품. |
하지만 일본 도시바 역시 하드디스크 사업 매각을 추진하며 3D낸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기술력을 추격당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2017년까지 5조2천억 원을 3D낸드 생산시설 확보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조직의 역량을 SSD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확보한 샌디스크와 합작해 공장을 설립한 만큼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3D낸드 양산을 시작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진출을 앞두고 있다. 인텔은 6조7천억 원을 투자한 중국공장에서 3D낸드를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3D낸드 제품 생산을 이미 시작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계획한 6조 원 가량의 투자금액을 대부분 3D낸드 생산시설 확보에 쓸 것"이라며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응해 강력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