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3월25일 열린 취임식에서 하나은행 은행기를 흔들고 있다. <하나은행> |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의 큰 산을 넘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늦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빠르게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원만하게 임단협이 마무리된 만큼 하나은행 노사관계 개선을 향한 기대가 커진다.
2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이 열렸다. 하나은행 노사는 일반직군 1.8% 및 저임금직군 3% 임금인상과 성과급 200% 등에 합의하며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했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지난해 임단협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KB·신한·우리·NH 등 주요 은행들은 모두 1월 이전에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하나은행은 석 달 이상 임단협이 지연된 셈이다.
임단협 체결이 장기화하면 3월 말 부임한 박성호 은행장에게도 부담이 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취임 4주 만에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박 행장도 한시름 놓게 됐다.
일반직군 임금인상률 1.8%, 성과급 200% 등 임단협의 큰 틀도 다른 은행들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박 행장은 여기에 특별성과급(PS)제도 개선과 승진제도 정례화 등을 약속하며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냈다.
2020년 하나은행의 임단협 과정과 비교하면 이번 임단협 타결은 더욱 의미가 있다. 하나은행은 2020년에 2019년 임단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노조가 쟁의행위를 가결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끝에 6월 말이 돼서야 임단협을 타결했다.
박 행장은 취임사에서 경영목표 중 하나로 ‘직원이 행복한 은행’을 제시했다. 취임 첫 일정으로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임단협 마무리까지 비교적 원만한 출발을 하고 있어 향후 노사관계 개선을 향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하나은행은 이전부터 노사관계가 은행장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을 차례로 인수해 조직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다 외환은행과 통합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도 노사 사이 진통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노사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었던 사례들이 적지 않아 박 행장이 원만한 노사관계 유지를 위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