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3일부터 전문개인신용평가업과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등 금융분야 데이터산업의 신규허가절차가 진행되는데 최 대표는 전문개인신용평가업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지금 당장 사업 참여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쌓아 온 데이터사업 역량을 증명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은 비금융데이터만을 활용해 사업자가 아닌 개인의 신용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의 신용상태를 평가해 그 결과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영업을 말한다.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은 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를 모두 활용해 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하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미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용해 온 경험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사업자(SME)를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했다.
대출심사 과정에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이 사용됐다. 이 시스템은 매출흐름과 단골고객비중, 고객리뷰, 반품률 등 다양한 비금융데이터를 금융데이터와 함께 활용해 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한다.
미래에셋캐피탈과 네이버파이낸셜은 이 시스템을 통해 신파일러(Thin filer, 금용거래 부족자) 등 더 많은 중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제공할 수 있었다.
신파일러는 구매력이 있어도 금융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금융데이터만을 이용하는 기존 신용평가방식에서 낮은 신용평가를 받아 신용을 활용한 금융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4월 초까지 연체율 0%를 보이는 등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용평가시스템의 효과성을 증명했다.
이런 성과에 더해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해서 비금융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면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금융기관들과 제휴를 맺고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직접 금융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금융산업에 진출하지는 않는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카카오그룹이 카카오뱅크 등을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금융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할 생각이 없다”며 “금융산업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금융기관들과 제휴하는 이유를 두고 "잘하는 조합으로 서비스에 집중하고 싶다"며 "우리가 금융사를 만든다고 혁신적 서비스가 나올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데이터사업에 집중해서 충분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이용하면 신파일러의 사례처럼 새로운 금융소비자가 발굴될 수 있는데 상품 판매를 늘리기를 원하는 금융기관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용평가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금리대출을 주로 제공하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주거래고객인 소상공인 등에 대출상품을 판매할 때 거래이력과 금융데이터가 부족해 신용평가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네이버파이낸셜의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매력적으로 여길 수 있다.
금융기관들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용평가서비스를 기존 신용평가방식과 함께 사용하며 신용평가의 신뢰도를 보완해 신용평가예측이 잘못돼 손실을 입을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모회사인 네이버가 압도적 플랫폼 역량을 보유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량이 많다는 점도 네이버파이낸셜이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는 오랜 기간 국내 최대의 검색엔진의 자리를 차지해 무수한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네이버페이 가입자의 비금융데이터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네이버페이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2800만 명을 넘어섰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난해 결제건수는 8억9800만 건, 결제금액은 30조60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자금융업자 가운데 결제금액 기준 1위다. 2위 쿠팡페이는 약 25조 원, 3위 카카오페이는 약 11조 원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