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서 IT기업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에 이어 엔씨소프트도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해 '회사채 시장에서 IT기업은 매력이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 엔씨소프트, 회사채 발행 성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15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를 29일 발행한다. 발행기준금리는 2.053%다. 확정금리는 28일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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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엔씨소프트는 애초 1천억 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22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회사채 발행 예정액의 5배가 넘는 5200억 원의 주문이 몰리자 발행규모를 15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IT업계의 수요예측 흥행 분위기를 이어갔다”며 “엔씨소프트는 연초 우량채권을 담으려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여유있게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주력 PC온라인게임인 ‘리니지’가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어 수익성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소프트가 계열사 엔씨다이노스를 통해 서비스업도 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점도 회사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에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6013억 원, 영업이익 1626억 원을 냇다. 엔씨소프트는 현금성자산도 4472억 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 IT기업, 왜 회사채 시장에서 인기 얻을까
IT기업은 그동안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IT업계가 업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IT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자 인식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3년 만기로 1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59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네이버가 2013년에 1천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전량 미달을 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네이버는 포털사이트의 광고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앱 ‘라인’의 플랫폼화로 수익성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해 11월 회사채를 1500억 원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2400억 원의 주문을 확보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최근 국내 1위의 음악서비스 ‘멜론’을 인수하면서 메신저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가 성숙기로 접어들었다”며 “IT기업들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무구조를 안정화해 대기업 못지않은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