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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한 우리은행'을 이루기 위한 10대 핵심 경영전략을 말하고 있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연초부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분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2월에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대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장이 해외 투자설명회에 참여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해외 투자자에게 우리은행을 소개하고 개선된 실적을 알릴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높은 수익성을 널리 알려 잠재적인 투자 후보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 강화와 영업력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전체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2조 원 이상이었던 대손비용도 1조 원대로 줄었다.
이 행장은 올해 들어 경영권한도 위임하며 영업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말 국내그룹, 글로벌그룹, 영업지원그룹으로 나눠 부행장에게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 행장이 우리은행 영업현장을 직접 챙겼다”며 “그러나 이 행장은 올해 우리은행 지분 인수자를 찾는 데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중동 국부펀드 2곳에 우리은행 지분 14%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로 중동 국부펀드의 투자여력이 줄어들면서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저유가 때문에 중동 국부펀드가 우리은행 실사를 하지 않는 등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동 국부펀드 외에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에 우리은행 1차 매각을 끝내지 못하면 민영화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행장이 올해 해외를 무대로 우리은행 지분 인수자를 찾아나서는 것도 이런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 우리은행장들은 모두 임기 안에 민영화에 실패하면서 책임론에 시달려야 했다”며 “이 행장도 올해 안에 우리은행을 민영화하지 못하면 대내외적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결국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