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21년 투자금융(IB)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투자금융(IB)부문에서 인수금융,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관련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삼성증권의 2021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56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째 순이익 신기록을 새로 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21년에도 2020년의 순이익을 뛰어넘게 된다면 4년 연속 순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삼성증권은 연결기준으로 2018년 3341억 원, 2019년 3918억 원, 2020년 507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2013년 이후 투자금융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위험도가 높은 자기자본투자나 투자금융보다는 위탁매매 등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펼쳤다. 상당히 보수적 영업태도를 보인 것인데 장석훈 사장이 대표 취임한 뒤 부동산PF나 구조화금융 등 투자금융부문을 키우며 공격적 영업기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사장이 투자금융부문을 공격적으로 키운 덕분에 삼성증권은 투자금융 실적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순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균형성장 전략아래 투자금융과 운용부문이 성장하고 있다”며 “전략적 자본활용과 투자대상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을 증대하고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2018년 7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영향으로 당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구성훈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임명됐다. 이후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고 올해 3월 3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대표이사에 오르며 투자금융부문 등을 키워 본사영업 비중을 위탁매매 등이 포함되는 지점영업 비중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려 '균형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는 공식 임기 첫해인 2019년 경영계획으로 “자산관리와 연계해 투자금융(IB)사업을 확대하고 균형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장 사장이 취임한 뒤 인력충원 등으로 투자금융 관련 조직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본사영업과 지점영업 비중 사이 차이가 감소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금융부문에 꾸준히 인력충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인력이동이 잦은 분야인 만큼 조직 규모가 업계 평균에 비해 눈에 띄게 확대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이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한 뒤 삼성증권은 2019년 상반기에 9200억 원 규모의 프랑스 빌딩 크리스털파크의 인수계약을 따내고 1054억 원 규모의 프랑스 르미에로오피스 빌딩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대규모 부동산투자를 추진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독일 아마존 창고 등 구조화 금융 업무를 맡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증권의 투자금융부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0.59%에서 2020년 26.1%까지 늘었다.
다만 투자금융부문 영업을 확대하면서 삼성증권의 우발부채는 2016년 말 280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9월말 3조3천억 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자기자본대비 우발부채 규모는 2016년 7.4%로 업계평균 54.2%를 한참 밑돌았는데 2020년 9월말에는 65.7%로 업계평균 64.7%를 소폭 상회하게 됐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매 위주의 보수적 영업태도를 보인 데 따라 ‘리테일 명가’라는 평가와 함께 매우 우수한 자산 건전성을 지닌 증권사로 꼽혔는데 투자금융부문을 키우며 재무 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점은 장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증권이 2017년 이후 투자금융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위험 인수가 크게 증가한 만큼 강화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